지나간날들/2021

새 달

그냥. . 2021. 12. 1. 22:08

모니터 화면에 있는 달력이 하얗네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구나 싶다.

까맣게 하나 둘 칸칸히 채워지겠지

지길 기대 해 본다.

잘 모르겠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규칙이나 습관이다 보니

어느 날은 좀 성실했다가

어느 날은 또 마음 내키지 않으면 텅텅 비어

깔끔하기도 하고 

깔끔한 달은 감정의 찌꺼기들이 없어서 

좋을 거 같은데

좀 허전한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기억력이 

기억이

내 좋을 대로 편집되는 거라고 그러잖아.

물론 일기도 내 좋을 대로 내 편에서 내식으로 적어 내려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쩌다 돌아볼 시간이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아... 이런 마음도 있었구나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사실 나이를 먹을수록

기억으로 남는 날들보다는 스치듯 지나가는 날들이

더 많은 거 같기도 해.

어쩌면 그만큼 살아가는 데 대면대면 해졌다는 이야기도 되고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비 많이 맞아 본 황토마당 마냥 단단해졌다는 것이기도 하겠지.

지금은 뭐 그냥 누리네 고양이 유튜브 보는 것이 최고의 힐링 같다.

실과 바늘 없이도 겨울 이 길고 깊은 밤이 짧게 지나가는 유일한 

즐거움은 누리네 고양이들과 그 집사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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