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고 나와 세탁기 속에 빨래를 널면서
베란다에 내어 놓은지 한 보름쯤 지난 대봉시
박스를 들여다보았다.
몇 번쯤 들여다봤는데 더 기다리라 하는 건지
아님 나보다 빠른 사람이 있는지
내 차지는 안 되었었는데
오늘은 말랑말랑이 두 개나 있네
그중 더 먹음직스럽게 살랑이는 감을 들고 나왔다.
이 닦고 나온 게 대수야~ 1년 만에 만져보는 홍시잖아.
내 예민한 목소리께서 오늘은 말을 하고 싶지 않단다.
쩍 갈라지는 건 기본이고
목소리가 동굴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건지
목구멍으로 기어 나오기가 힘든지 답답하기만 하다.
갑상선을 건드려 놓으면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한 건가?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하다못해 목소리 눈치도 보며 살아야 하나
엄마한테 전화해야 하는데
오늘은 바쁜 척 깜빡 잊은 척 그냥 넘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