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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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2021. 12. 21. 22:01

예정대로라면 다음 주에 교육 들어가는 큰아이가

코로나 덕분에 화상교육이 먼저 잡혔다.

오늘 오리엔테이션 비슷한 것을 하고 왔는데

다녀오고 나니 정말 합격한 것이 맞는구나..

머지않아 발령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도 설레어하고 나도 물론 너무너무 기분 좋고..

한~아름 안고 들어 온 것들을 보며..

이것이 니 직업의 무게야.. 했더니

이거? 이 정도면 별 거 아니네 뭐.. 한다.

그래 울 아들 당차서 좋다.

멋있다. 울 아들..

 

저녁에 입맛도 없고~ 밥 하기도 귀찮고 해서...

순대국밥이나 사다 먹자고 할까... 생각만 하고 있는데

우리 집 남자 순대국밥 사다 먹을까~ 한다.

먹으러 가면 안돼? 나는 콩나물국밥 먹고.. 했어 

동네 앞에 국밥집으로 가서 남편과 아들은 순대국밥을 먹고

나는 콩나물 국밥을 먹었다.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아들도 남편도 좋아라 하는 순대국밥이

나는 여전히 별루다.

못 먹는 것은 아닌데 먹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콩나물국밥을 주문했는데 전문점 하고 다르기는 다르네 콩나물이..

뜨끈하게 국밥을 먹고 있는데 폰 벨이 나를 찾는다.

들여다보니 친구.. 흐흐흐..

며칠 전 친구한테 전화 왔으면 좋겠다 좋겠다~ 했는데...

서울까지가 거리가 멀어서 텔레파시가 이제야 도착한 모양이다.

식당 안 좀 번잡스러우서

이따 전화해줄게 했더니 잠깐 쉬는 시간이라고 이따는 일 해야 한다고 해서리~

밥 먹다 말고 나와서 한참을 통화했다.

친구...

어린 시절 같은 기억을 더듬으며 가끔씩 그리워할 우리..

코로나 지나면 한 번 보자 보자 하지만 못 본지가 몇 년인지 기억도 없다.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호탕하고 여전히 열정적인 내 친구..

나는 너의 절반만큼만 호탕하고 열정적이고 기분 좋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있지..네 목소리만 들어도 그냥 마냥 기분이 업~ 되는 거

내가 말했지.

아직도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한다는 니 말이..

이제 시작되는 내 증상들에 덜컥 겁이 나기는 하지만

나 또한 너처럼 견디고 버티는 데는 누구 못지 않으니 잘 견딜 수 있으리라

생각해.

친구야 너도 적극적으로 좀 치료라도 해 보면 어때?
했더니..

나와서 일 하고 움직이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는 니 말..

백 퍼센트 공감..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으음..

내게 없는 긍정이 

내게 부족한 열정이

내게  필요한 사랑이

내게 있었으면 싶은 추진력이

네게는 있기 때문에 네가 더 좋은 거 아닌가 싶어.

나는 있지 진짜루 니가 부럽다.

너의 절반만이라도 내가 좀 내 생각대로

걱정을 내려놓고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실천하며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어.

어땠을까~ 어땠을까~ 하는 노래가 생각이 나네.

친구.. 난 세상에서 네가 젤루 부럽다.

우리 건강하자!

나이 더 먹어 손깍지 꼭 끼고 해외는 아니어도 전국일주 해야지~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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