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네 갔을 때
집에 돌아오려고 준비하며 가자~ 하는데
울집 멍뭉이 혹시라도 저 떼놓고 갈까 봐 짖고 발뒤꿈치
따라다니고 난리도 난리도 아니다.
한 번도 어디 가서 떼 놓고 온 적 없는데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어디서 본 것처럼 본능적으로 겁이 많은 탓이겠지.
엄마가 이것저것 담아 주려고 내 놓은 쇼핑백 속에 담아
들고 있는 아들과 뭔가 뚱한 표정의 멍뭉이가 무척이나 귀엽다.
아홉 시가 다 되어 가는데 우리 집 남자 둘은 아직 귀가 전이다.
아들은 종종 있는 일인데 우리집 남자는 오래간만에 집 생각 안 하고
동네 사랑방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나 보다.
풋고추 된장 장아찌 한 번 해 보려고 씻어 놓고~
지난가을에 상처 있는 고구마 얻어다 놓은 것이 자꾸 상해서
씻어 깎아서 쪄 놓았다.
건조기에 돌려 멍뭉이 간식 만들려고~
우리 어렸을 적에는 엄마가 채반에 널어서 햇살에 말려 주었었는데
그것도 맛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먹을거리가 많아서 그런지 집 식구 누구도 말랭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멍뭉이 빼고는~
사과도 감도 말려봤는데 결국은 사람은 거이 손을 대지 않고
멍뭉씨 체중 늘리는데만 도움이 되었다.
김 빠지고 식으면~ 건조기 돌려야지~
아니 아니야~ 영웅이 단독쇼 봐야지 이제 20분 남았네.
손가락 꼽아가며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그거 보려고 일기도 미리 쓰고, 뜨개질도 오늘 저녁에는 안 잡고 있다.
재방도 다시 보기도 안된다고 하니 집중해서 봐야지.
그래서 더 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분 후딱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만히 앉아~ 캔맥 한잔 할까~ 어제 엄마가 주신 팝콘 한 바가지
담아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