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큰하고 쨍하게 시원한 호박죽을 먹고 있다.
맥주가 생각나는 밤..
아니 시원한게 땡기는 밤 씁쓸한 캔맥보다는
달콤하고 맥주보다 더 시원한 베란다에서
얼 똥 말똥 똥이 두 개인 호박죽을 한 숟가락 떠서
목구멍으로 밀어 넣으니 싸아한 차가움이
목덜미를 타고 넘어 가는 게 느껴진다.
쨍한 차가움이 좋다고 느끼는 김여사가 참 대견하고 낯설다.
한여름에도 차가워서 수박도 안 먹는 사람인디
올겨울은 요상하게 차가운 호박죽이 맛나고,
꽁꽁 얼은 천변을 걸으면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산책 아니었으면 이런 상쾌하고 시원한 기분 못 느끼고
답답만 하고 있었을 것 같은..
그랬다면 억울해서 어째 싶은 생각까지 든다.
오십 넘는 평생을 모르고 살아왔던 내 삶 이면의 맛을
요즘 지대로 누리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
홍삼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아님 엄마가 직접 다려주신 인삼을 먹어서 그런가?
그것도 아님 아침마다 약 챙겨줘 영양제 챙겨주는
남편 덕분인가..
요즘 내가 따듯해지고 있다.
아니 그건 잘 모르겠고
추위가 어느정도는 만만해지고 있다.
아니 세상이 들 추운가?
어쨌든 신기한 겨울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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