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1월도 끝나가네

그냥. . 2022. 1. 30. 21:59

1월도 끝나가네.

명절이 바로 이어서 있어서 1월이 끝나가는 것을

아니 22년도가 시작된 지가 1개월이 다 되어 간다는 사실이

무색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마음 편한 명절 준비가 있었던 가 싶다.

그 부담감의 무게라는 것이 

짊어지고 있을 적에는 그 묵직함의 정도가 실감이 나질 않는데

이렇게 내려놓고 보니 종일 혼자 바삐 움직여도 흥얼흥얼이다.

아마도 나는 타고나기를 북적거리고 번잡스럽고 왁자지껄한 것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 성향이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바뀌지 않는 걸 보면

타고난 기질이 참 질긴 거긴 하구나 싶다.

초저녁에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동생이 혼자 내려왔단다.

십여 일 전 엄마 생신에 조카들이며 동생 내외가 내려왔었는데

명절에는 아무래도 차편도 불편하고, 시국도 시국이고 해서 

그렇게 했는 모양인데

엄마 목소리에는 서운함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아들이 내려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모양이다.

울 엄마지만 참 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들여다볼 수 있는 거라면 돋보기라도 들이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든 뭐든 상관없이 명절은 명절이어야 생각이 엄마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듯싶다.

서운은 하시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색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울 엄마가

나는 참 자랑스럽고 자랑하고 싶다. 

가능만 하다면 나도 시국 핑계로 명절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철옹성인 가.. 우리 집 명절은 시국이고 뭐고가 없으니.. 흐..

기대도 않고, 그냥 명절 전야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개운하다.

 

아침 일찍 남편 주유하러 가는 길에 세차 통에 들어가

자동세차를 하는데..

내 무릎 위에 멍뭉이 사시나무는 저리 가라는 듯 떨어댄다.

뭐가 그리 무서운지..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는데 뭐 그리 무섭냐고 꼭 안아줘도

두려웠던 모양이다.

오후 산책하면서.

쬐끄만한 몰티즈 한 마리가 목줄도 없이 주인이랑 산책을 하며 다가오길래

쪼그맣고, 목줄도 안 했길래 나도 별생각 없고

우리 집 멍뭉이도 별생각 없이 꼬리 살래살래 흔들며 다가갔다가.

왕! 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 번개처럼 튀었다.

우리 집 멍뭉이 행동이 빨랐으니 망정이지 물릴 뻔했다.

아니.. 멍뭉이가 사나우면 사납다고 하던지 아님 목줄을 하고 댕기던지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니 자주 오는 사람 같지 않아서

우리 집 멍뭉이만 후다닥 안아 올려 자리를 피했다.

걸을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멍뭉이 저 견생도 평탄하지만은 않구나 싶더라고..

하물면 그보다 훨씬 복잡한 인간사 속의 인간이야 

평탄이 뭐야 싶은 거다.

날이 춥다. 별도 그만큼 이쁘다.

올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싶다.

'지나간날들 > 2022(쉬운 나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왔다.  (0) 2022.02.01
오늘도  (0) 2022.01.31
명절 장보는 날  (0) 2022.01.29
이른 봄이면  (0) 2022.01.28
울집 멍뭉이  (0)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