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도 끝나가네.
명절이 바로 이어서 있어서 1월이 끝나가는 것을
아니 22년도가 시작된 지가 1개월이 다 되어 간다는 사실이
무색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마음 편한 명절 준비가 있었던 가 싶다.
그 부담감의 무게라는 것이
짊어지고 있을 적에는 그 묵직함의 정도가 실감이 나질 않는데
이렇게 내려놓고 보니 종일 혼자 바삐 움직여도 흥얼흥얼이다.
아마도 나는 타고나기를 북적거리고 번잡스럽고 왁자지껄한 것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 성향이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바뀌지 않는 걸 보면
타고난 기질이 참 질긴 거긴 하구나 싶다.
초저녁에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동생이 혼자 내려왔단다.
십여 일 전 엄마 생신에 조카들이며 동생 내외가 내려왔었는데
명절에는 아무래도 차편도 불편하고, 시국도 시국이고 해서
그렇게 했는 모양인데
엄마 목소리에는 서운함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아들이 내려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모양이다.
울 엄마지만 참 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들여다볼 수 있는 거라면 돋보기라도 들이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든 뭐든 상관없이 명절은 명절이어야 생각이 엄마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듯싶다.
서운은 하시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색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울 엄마가
나는 참 자랑스럽고 자랑하고 싶다.
가능만 하다면 나도 시국 핑계로 명절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철옹성인 가.. 우리 집 명절은 시국이고 뭐고가 없으니.. 흐..
기대도 않고, 그냥 명절 전야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개운하다.
아침 일찍 남편 주유하러 가는 길에 세차 통에 들어가
자동세차를 하는데..
내 무릎 위에 멍뭉이 사시나무는 저리 가라는 듯 떨어댄다.
뭐가 그리 무서운지..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는데 뭐 그리 무섭냐고 꼭 안아줘도
두려웠던 모양이다.
오후 산책하면서.
쬐끄만한 몰티즈 한 마리가 목줄도 없이 주인이랑 산책을 하며 다가오길래
쪼그맣고, 목줄도 안 했길래 나도 별생각 없고
우리 집 멍뭉이도 별생각 없이 꼬리 살래살래 흔들며 다가갔다가.
왕! 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 번개처럼 튀었다.
우리 집 멍뭉이 행동이 빨랐으니 망정이지 물릴 뻔했다.
아니.. 멍뭉이가 사나우면 사납다고 하던지 아님 목줄을 하고 댕기던지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니 자주 오는 사람 같지 않아서
우리 집 멍뭉이만 후다닥 안아 올려 자리를 피했다.
걸을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멍뭉이 저 견생도 평탄하지만은 않구나 싶더라고..
하물면 그보다 훨씬 복잡한 인간사 속의 인간이야
평탄이 뭐야 싶은 거다.
날이 춥다. 별도 그만큼 이쁘다.
올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