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흐림인가..
어플에는 해가 반짝 났던데 아직은 흐림이다.
비 이틀 흠뻑 왔으니 오늘은 햇살 쨍하면 좋겠다.
몽글몽글 젖은 땅이 마르고 나무고 마르고
나뭇가지에 매달여 있는 산수유 꽃망울이 마르면서
어쩌면 펑 하고 꽃망울이 터질지도 모르는데
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지기에는 흐림보다는 맑음이
더 좋을 것 같다.
어제는 큰아이 얼굴이 폰에 떴다.
뭔 일 있나 싶어 통화 버튼을 누르니
아빠랑은 가끔 통화했는데 엄마랑은 안 한 거 같아서 전화했다며
오늘도 일 했네.. 한다.
아닌데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 놀았는데.. 했더니
그럼 집에서 또 뭔가 했네.. 한다...
아들은 참 든든하다.
큰아이는 더 든든하다.
꽤 오랜 시간을 남의 편으로 알고 살아온 남편이 남에 편이
아닌 내 편이구나 느끼고, 아이들이 살펴주니 고맙다...
듬직한 담벼락에 딱 달라붙어 피어 봄 햇살 맞는 민들레처럼
폭신하고 포근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좀 많아졌다.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 같기는 한데.......
울 동네 어르신들 우리 집을 자꾸 넘본다..
예전에 한 번 여러분이 몰려오셔서 놀다 가셨는데..
물론 어머니 계시니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저씨 계셔서 안 되는 집..
사람 들이기 싫어서 안되는 집....
어째 어째 핑계를 대시는데
우리 집은.. 시원찮은 며느리 있는 집이어서 괜찮은 모양이다.
사실 부담스럽다.
뭐...차 한잔씩 드리고 과일 좀 깎아 드리고...그럼 별 문제 아닌데
어디 그런가...
어른들 말 말 말...그 말씀들이 무서운게지...
그집 며느리가...시작해서...그집 냉장고 속이....까지...............하..........
코로나 덕에 마을회관이 폐쇄된 이유이기는 하지만..
어머니 한 분도 아니고 몇 분이 잠깐도 아니고
한나절에서 하루는 꼬박 화투를 치고 노시는데 어쩌라고...
나는.. 원래도 갈 곳도 없지만 요즘은 더 갈 곳이 없는데..
어제 남편한테 전화해서 물었단다 동네 어르신이...
일 하느냐고....
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어머니 말씀이랑 섞어 해석해 보니
우리 집에 몰려오시려고 그랬던 것 같으다...
아...................... 난 사실 스트레스..
이래서 일을 놓지 않으려 했는데....
아침 하늘이 무겁다.
에이.. 떨쳐 버려야지....
다시 남편에게 전화 오면.... 집사람이 몸이 안 좋아서
일 못하게 되었다고... 한단다. ㅎ...
죽을병도 아니고.. 동네에 김여사 말들이 또 봄바람에 먼지처럼
떠돌아다니겠구먼...
울 어머니는 이런 것 좀 어찌 딱 잡아 이야기 못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