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한다.
오기 시작했구나 싶으면 끝이 나 있고,
끝났구나... 싶으면 우두두두 소리가 난다.
그냥 쭈우우욱 내리고는 그치지
이 뭔가 싶다. 습하기만 하고..
그래도 비가 내려서 그런지 우리 집 선풍기가 휴식을 취할 시간이 다 있네.
우리 집에는 제대로 된 꽃밭이 없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구구절절하고 길어서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있던 꽃들도 다 정리를 해 버린 건 그만큼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별 기대도 없이 남편에게 이야기 했다.
늘... 마음에만 담아 왔던 이야기..
나................. 30주년 되면 다른 거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까
꽃밭 만들어 줘.. 했다.
남편 반응은 애매모호했다. 처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일 할 생각 하지 말라는 남편에게...
일 안 하려면 꽃밭이라도 있어야지... 꽃밭 만들어 줘... 했다.
두어 번..
그러나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당은 여전히 어머니 소유권이기 때문에...
그런데 남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옆집과의 부실했던 담 정리하면서.. 포클레인 부른 참에
땅도 갈아 업고.. 정리도 하고...
꽃밭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꽃밭 앞에는 파쇄석을 조금 깔아 먼지만 둘러 쓰고 있는
목재 테이블 놓기로 하고, 오늘은 파라솔을 주문했다.
내일은.. 꽃밭 근처에 놓을 둘레석들을 한 차나 가져왔다.
자잘 자잘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세워 놓으면
제법 괜찮을 듯하다.
다만 꽃을 심기에는 날이 너무 더워서 망설이고 있다.
마당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채송화, 봉숭아, 그리고 자금성? 검색해 봤더니 자금성이더라고
철쭉 한 그로 옮겨 놨다.
잘 자리 잡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
울 어머니 잘 갈아놓은 꽃밭은 보고 여기다 뭐라도 심어 먹으면 좋겠다~ 하시는데
우리 집 남편 단호하게 꽃밭 만들고 있어. 엄마가 만들어도 좋다며.. 하니
더 이상 말씀을 안 하신다.
앞마당에 만들라 하시고는... 맘이 바뀌어서
앞마당의 절반도 안 되는 안쪽 마당에 만들고 있구먼.....
가을아~ 어서 와..
가을부터 나는 꽃밭에선 놀고 있을 것이다.
거기서 오디오 북도 듣고, 뜨개질도 하고... 꽃도 보고..
봄이면 나무도 심고... 꽃씨로 모종 내서 꽃들도 많이 심어야지..
결혼 30년 만에 나만의 꽃밭이 생겼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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