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종종거리는 엄마 감시하느라
한 잠도 못 주무신 우리 집 멍뭉이..
오후 4시 쯤인가.... 방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앉았더니 선풍기 앞에서 뻣으셨다.
곤하긴 했는가 보다.
아침에 열무가 너무 싸서 작업 해 내는 걸 포기했다는
농장에 가서 열무를 얻어 오셨는데
공짜는 뭐니뭐니 해도 양으로 승부한다고 그랬던가
어마 무시하게 가져오셨다.
다듬어 김치 담글 것, 더 여린 건 물김치 담을 거..
그리고 좀 굵은 거는 시래기로 삶을 거 구분해서 놓으니
한아름이다.
우선 후후훅 씻어 간 절여 놓고..
멸치 육수 끓이고 풀 끓여 식 으르고 물속에 띄워 놓고..
맨 날 하는 일상이지만 노동의 대가가 맛으로 보답해 주면 너무 좋고..
그것도 아니면 썰렁하고 허탈하고 그렇다.
이넘의 김치는 담글 때마다 맛이 달라..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나아진 맛보다
낮아진 부담감... 흐흐흐..
좀 싱거우면 익혀 먹음 되지 한다.
늘 싱거워서 탈..
아니 간 절일 때 소금이 적어서 탈..
이젠 뭐 저이는 거는 어지간히 하니 맛도 그런대로
내 입맛에는 먹을만하다.
실력 향상해야 해..
애들 짝 만들어 분가하기 전까지는 열심히..
그래야.. 밥 한 끼라도 맛나게 해 주고 반찬 하나라도
만들어 챙겨주지...
그런데... 그런 바쁜 나를 진종일 감시하느라....
눈이 뻘게진 우리 국수..
왜 나만 나만 찾는지 모를 일이다....
그나저나 걱정이다.
티스로리로 후다닥 이사 가려고 둘러 봤는데
너무 낯설고 어설퍼서리....
자신감 급상실이다...
그냥 무모하게라도 옮겨야겠지..
온라인 일기장 찾아봤는데 잘 모르겠고...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