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닥에 화살촉 꽂히듯 꽂히는 빗방울들이
무섭다.
별 것도 없는 꽃밭에 마악 잘 자라기 시작한 다알리아가 누웠다.
야리야리하지만 꿋꿋하게 하늘 향해 양껏 만세를 부르고 있던
바늘꽃 없는 바늘꽃 나무소 땅바닥에 고개를 박았다.
일일초는 지는 모양도 이쁘구나 했더니
비맞에 어쩔 수 없이 떨어진 꽃잎은 흙속에 쳐 박혔다.
붓들레아는 요가하는 냥 둥그렇게 몸을 말아 겨우
땅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불꽃놀이 채송화도 힘겨워 한다.
비가 너무 많은 계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밭에 이사 온 아이 중에 아직 아파 아파 보이는
아이는 없다. 다행이다.
이제 알았다.
내가 아프고 나면 무용담이 되지만
아이가 아프면 벙어리 냉가슴이 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