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로 이사 오면서
가능하면 사진을 같이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별로 사진이 없다.
아니 폰 안에 사진이 많기는 하다.
60프로는 멍뭉이 사진
30프로는 꽃 사진
10프로는 하늘 사진..
더 이상의 주제가 없으니
사진도 단조롭다.
그래서 일기 쓰는 일 보다 사진 고르는 일에 시간을 더 보내는
날들도 가끔 있다.
그런데 오늘은 뭐가 못마땅한지
사진 업로드를 거절하네
멍뭉이를 올려다 거절하고, 꽃 사진을 올려도 몇 번을 거부하길래
그래... 뭐 오늘은 너도 일하기 싫은가 보다 하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밀어 넣어보니 올라간다.
다행이다.
다행인가?
다행 아닐 이유는 또 뭐야.
30분 전쯤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신다.
화장실에 가셨거나...
주무시거나..
다시 한번 해보려다가..
혹시 주무시는데 깨우는 거면..
나처럼 한번 깨진 잠을 다시 이어 붙이기가 쉽지 않을까 봐서
그만두었지만
이렇게 엄마랑 통화가 안 된 밤이면 뭔가 쫌 마음이 그렇다.
잘 계시겠지.
난 걱정이 너무 많아..
어제는 지난 일요일 병원에 맞긴 내 차가 돌아왔다.
큰아이 군대에 있을 때 구입한 거라 벌써 딱 십 년 하고 서너 개월은
된 것 같다.
그래 봐야 주행거리는 길지 않다.
예전에는 남편이랑 같이 일을 해서 움직이는 일 있으면
같이 움직이는 일이 많았고...
큰아이가 3~4학년 때는 큰아이가,
작은아이도 잠깐 운전 익힌다고 가지고 다닌 적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행거리가 오만 킬로미터를 넘지 않는다.
난 늘 인생 운전에 서툴 듯 자동차 운전에도 서툴렀고,
어쩜 그렇게 지금도 그럴 수 있어 싶을만치 제자리걸음이고...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마당에서 쉬면서도 나이를 먹었고,
가끔 아프다고 해서 병원도 다녔고
뒷 유리는 뽁뽁이마냥 올록볼록이가 되었다.
여기저기 상처도 생겼고, 긁히기도 했고..
결정적으로다가 냉각수를 갈아야 할 것 같아서 병원에 보냈다.
제일 보기 싫은 뽁뽁이 유리창...
주기적으로는 아니어도 1년에 한두 번은 직영 서비스센터에 가서
에어컨 필터도 갈고, 오일도 갈고 했었는데...
이번엔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을 것 같아서
남편 친구가 하는 공업사에 맡겨졌다가
사흘 만에 왔다
벗겨진 엉덩이는 다시 도색이 되었고,
뽁뽁이 유리창은 말끔하게 완전 새것처럼 반짝이며
여기저기 장인의 손길이 머물다 간 느낌이 든다.
견적 많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안심했다.
앞으로 10년은 더 같이 살아야 할...
앞으로도 네가 할 일은 많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나는 1미터 줄에 메인 강아지의 동선처럼
그렇고 그런 거리만 너랑 함께 할 꺼거든..
더 멀리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겠지만...
그러기엔 넌 주인을 잘못 골랐고
이제는 인정할 때도 되었으니
너랑 나랑은 가까운 마트나 가까운 병원이나 미용실이나 다니며
띵가띵가 여유롭게 인생 살자!
멀고 어려운 거리는..
우리 집 남자 그 하얀 차 있잖아. 너보다 크고
든든해 보이는~
눈딱 감고 갸! 갸한테 미루는 거야..
남편 좋다는 게 뭐야..
너도 나도 이제 쫌 편하게 살아보자~
물론 예전에도 그렇게 살았지만 말이야.
나이 먹지 마..
그렇게 열심히 쉬면서 왜 비실 거려!
너라도 건강해야지.
그래야 더 오래오래 함께 할거 아니니...
아프지 마!
우리 건강하게 네가 날를 버거워하고
내가 너를 버거워할 그날까지 같이 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너도 나도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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