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쨍하니 시커먼 하늘에 별이 총총 떴다.
저 별은 누구의 마음이고 저 별은 누구의 소원이고
저 별은 누구의 애절한 사랑 같다.
별 하나에 추억이 아니라
별 하나에 소망이 별 하나에 사랑이 별 하나에
간절함이 담겨 있는 듯 보이는 것은 그래
많은 사람들이 복을 빌어주고 건강을 염려해 주고
행복을 기원해주는...
바람결에 공기방울 사이사이에
햇살 자락에도 수 없이 많은 기원들이 깃들여져 있는
시기이기 때문 아닌가 싶다.
별 일 없이 지나갔다.
밤에 제대로 못 자고, 아침에 아들 출근하고,
새해 첫날부터 해야 할 일이 있어 남편도 출근하고..
나는 멍뭉이랑 꿈이 많은 단잠을 잠깐 자다 깼다.
커피 한잔 마시고, 뜨개질하고, 텔레비전 보고..
엄마랑 통화하고 점심 먹고... 또 뜨개질 그리고 산책..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보냈다.
끝이 보이니 마음이 더 조급한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마음 같아서는 오늘 끝내고 싶지만..
내일이면 끝날 것 같은 편물..
작년이라는 이름으로 멀어져 간 어제와
새해.. 2023년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와 하루의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는 지금..
다를 바 없지만
같은 듯 다른 것이 하루하루 순간순간 아닌 가 싶다.
별빛 총총 떠 있는 밤..
나도 이번에는 떼라도 좀 쓰고 싶은 일이 있다.
한 번도 뭐 달라고, 뭐 가지고 싶다고, 뭐 하고 싶다고
인생에든 뭐에든 떼써 본 적 있었던 가 싶다.
철들고서부터는 누군가 떼쓰며 뭔가를 간절히 바랐던 일이
있었던가 싶다.
수능 앞에 아이를 위해 백팔배를 하는 부모의 마음이로..
새벽 기도를 드리러 가는 마음으로...
떼써서라도
아니 그러지 않아도 당연 그래 여 있다 원래부터 니꺼였잖어.
당당하게 양팔 벌려 받아내고 싶은...
운동화 하나 사달라고.. 왜 언니만 사 주느냐고
젖은 마당 뒹굴며 울던 그 철없던 시절의 모습이어도 좋고...
울 엄마는 결국 내게 신발 한 켤레를 사 주셨었다.
그것이 운동화였는지 고무신이었는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울 엄마처럼 세상도 그렇게 앞도 뒤도 안 보고 떼쓰는 내게
자비를 내려 주실 것 같은..
떼 쓰는 걸 잘 할줄 모르는 나를 안쓰러 히 여겨서라도 안겨 주기를....
내가 이러지 않아도 이미
인생은 내게 선물처럼 준비하고 있을지도...
그러기를...
정말로 그렇게 되기를..
오늘부터 이루어지는 날까지 떼쓰며 젖은 마당 뒹굴 거려서라도
꼭 이뤄내고 말고 싶다.
노력은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내놓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주세요. 제발..
아니 그냥 얌전히 있어야지 부정 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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