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많이 떴다.
달은 둥그렇게 밝아서는.. 오늘이 보름인가.. 싶기도 하고
부부동반 모임 다녀왔다.
횟집에서
회는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는 나는..ㅎ..
니가 잘 먹는 게 뭐 있냐? 하고 물으면..
나도 할말은 많지만 말하지 않기로 한다.
아무튼간에
여섯 시 모임인데 오 분 전에 갔는데도 거의 모든 분들이
앉아 계셨다.
신년회라고 거하게 차려져 식탁이 부족해 보일 정도니..
가끔은 생각한다.
푸짐해 보이려고 일부러 식탁을 작게 하는 건 아닐까? 하고..
이렇게 넘쳐 나서 물 병 하나 올려놓기 힘들 정도면
좀 자리가 넓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주아주 오래된 모임이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적어도 15년은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다들 편하다.
처음에 남편 따라 나갔을 때는.. 이 모임도 어색하고 불편하고
어렵고 어색했다.
이렇게 불편한 자리 나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유나 핑계를 대고 안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래졸래 남편 따라다녔던 것은
집안에서의 해방? 그런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저녁밥에서의 해방은 아니었지만
그냥 집을 벗어난다는 것에 대한
그렇게 해서 다니게 된 부부동반 모임이 몇 개 있다.
다 낯선 사람들이고, 대부분이 언니들이고,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고..
모임 아니면 만날 일 없는 분 들 이어서 편해지기 쉽지 않았는데
사실은 내가 낯을 많이 가리고, 워낙에 소심하고 말주변머리도 없는데다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은 타인들과 나와의 사이에 있던 투명 유리 같았던
벽을 나도 모르게 깨 부수어 주었고
지금은 이러쿵저러쿵 즐겁게 식사도 하고 안부도 묻고 휴대폰 속 사진도
공유할 수 있는 분들이 되었다.
좋다..
이 좋은 것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것만큼
어려움을 겪는 내가 그분들의 도움이로
꾸준히 시간을 쌓아가고, 어색함을 덜어내고 친근감을 한 방울 두 방울
쌓아 올린 덕이다.
관계에도 노력과 정성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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