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풍경이다.
이른 아침에 보이지 않는 강변이 피어 올린 안개로 저 멀리 아파트 단지가
안갯속에 꼭대기만 살짝 들어 내놓고 있는 모습은.. 참 신비롭다.
살랑살랑바람에 나뭇잎이 파도타기를 하는 날이면 초록이 몽글몽글 구름처럼
피어오를 것 같다.
비 내리는 날 촉촉이 젖어드는 세상을 내려다보는 날은 말 그대로 멜랑꼴리다.
있지도 않은 첫사랑이라도 끄집어 내고 싶은 풍경..
가을이면 또 가을이 물들겠지. 겨울이면 또 어떨까?
계절이 변해가는 걸 내가 깨닫기 건에 나를 깨우쳐 줄 것 같다.
물론 나는 다음달 초면 이 집에 손님으로나 가끔 들르겠지만 말이다.
의자 하나 놓고 커피 한잔 마주 앉아 텔레비전을 보듯이 창 밖을 보며 사색에 잠겨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저 뒤로 체육센터가 들어온단다.
운동 좋아하는 아들한테는 더없이 좋겠지.
어제 비 내리고.
성질 급한 여름은 잠시 주춤하는지 바람이 선선하다.
하늘이 이렇게 가만히 거실에 앉아 있어도 올려다 보이는 이곳 여기..
딱 내스타일이다.
다만 빗소리가 어지간해서는 안 들릴 것 같아.
단지 아래 공원에서 시간 정해놓고 분수를 작동시켜 빗소리 아닌 물소리는
가끔 들리기는 하는데 말이다.
오늘 커튼을 설치했다.
확실히 커튼이 있고 없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인다.
선선한 바람이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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