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산책

그냥. . 2023. 6. 22. 22:08

살랑살랑바람이 참 좋은 산책 길이다.
좀 이르지 않을까? 더우면 별로인데 하며 나갔는데
웬걸 바람이 살랑살랑 살갑게 다가오며 반갑다 한다.
누구는 왜 정리 하지 않고 저렇게 우거지게 놓아두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나는 이 길이 참 좋다.
망초꽃이 이렇게 모여 기생초와 여물어 고개 숙인 이름을 알 수 없는 풀대와 같이
있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나와 우리 멍뭉이에는 꽃과 바람과 그리고 새들과 기분 좋은 해 질 녘 냄새..
오늘 하루도 바삐 흘러갔다.
퇴근하는 큰아이랑 병원 다녀오는 길에 마트 들러 프라이팬 하나씩 사고..
한참을 돌아 수납 바구니가 저렴하고 튼튼한 곳에 가서 수납 바구니 여러 개를 사 가지고
왔다.
적자야 적자..
힘들어. 
하면서도..
나 필요한 것 사면서 아들 필요한 것 없난 살피고 있는 나는..
엄마가 맞다.
내게 과소비가 아니고
요즘은 아들에게 과소비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중독이다 싶다.
같이 움직이면 뭐 하나라도 챙겨야 하지 않으면 불안한..
평생을 챙기며 살아서 그러겠지.
이제 안 챙기고 살아도 잘 살건데
습관처럼 나는 아들을 챙기고 있다.
물론 아들도 이제는 종종 나를 지 아빠를 챙기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러다 끝나겠지
울 엄마처럼..
어제 엄마가 감자를 한 박스 보내오셨다
다음에 갈게.. 했는데
맛있게 먹으라고 감자에 오이 두 개 그리고, 풋고초 한 줌을 따서
같이 보내셨다.
울 엄마..
감자는 해 보면 안 된다고 검은색 비닐을 어디서 나셨는지 한 자락이나
보내셨다.
감자 살짝 덮어 놓으라고..
엄마를 보면..
나의 미래가 보인다. 지금도 닮은꼴이야..
엄만 간간히 챙기고 아들은 챙길 거 없나 두리번거리고..
마음이 참...
물도 아닌데 자꾸 아래로 향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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