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그냥. . 2023. 6. 27. 20:29

 

흔들의자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언제 적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어렸을 적 봤던 빨강머리 앤 이라는 만화영화에서

마릴라 아주머니가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봤던가?
아니면 호호아줌마가 그랬던가?

정확히 기억은 없지만

어느 만화영화속 흔들의자에 앉아서 뜨개질하는 장면에

콕 박혀서 

그렇게 나는 언제부턴가 그런 꿈을 꾸었다.

창이 아주 넓은..

정원이 아주 예쁜..

꽃이 피고 나뭇잎이 떨어지고 눈이 내리고 비가 쏟아지는 풍경을

내다보며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픈 그런 로망..

이상하게도 내 아이들의 것이 아닌 손주들의 무언가를 뜨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현실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먼 미래에 가능할 것 같은 

일이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창가에 나만의 공간이 생겼을 때.. 흔들의자를 생각했고,

나름 높이며 이런 걸 감안해서 하나 들여놓아야지 싶어

즉흥적으로 주문을 했었다.

그래놓고 나니

집에 의자 있는데...

센텀 실장님이 하나 가져다주신다고 했다는데... 

잔소리 듣겠구나 싶은 거야.

있는데 굳이 왜? 싶은 거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래서 고심하고 있는데

올케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해서 뭐라고 써야 하나..

민이 엄마가 전화 와서 뭐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묻길래

없다 했다가..

이건 어떠세요? 저건 어떠세요? 하길래

그럼.. 이거 나 이거 하나만 해 줘. 하고 공유로 보냈었다.

사실은 내가 이러고저러고 해서 주문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그랬더니 두 개요? 하길래

아니 내 것만 있으면 돼? 했더니

고모부님꺼도 있어야지요~ 하더니 두 개 값을 보내왔다.

그래서 하나 더 주문하고... 아.... 어제 

너트 불량만 아니었으면..

주문 취소하고 다른 무언가를 주문했으면 좋았을 것을...

내 공간.. 

내 창가 책상에는 너무너무 안 어울린다.

내 창가는 말 그대로 심플해서 그냥 지금 식탁의자가

딱인 것이다.

안 어울려도 어떻게 안자 볼까... 했더니

흐흐흐..

꽃밭은 보이지도 않고 하늘만 보이고..

그건 그래도 좋아. 노트북은 어떻게 할 수가 없겠는 거야..

두 개나 되는데 말이다.

거실에 하나 두고..

하나는 큰아이 가져가라 할까?

생각 중이다

흔들의자 뜨개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돈 더 주고 진짜 클래식한 흔들의자면

어떨까 싶기는 하다.

어찌 되었건 내 자리에는 아니야... 힝...

 

천둥이 요란하다.

번개도 번뜩인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우르르 우르르...

하늘이 비를 만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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