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통에 밀어 넣어놓고
산책을 나간다.
너무 늦게 나가면
멍뭉이랑 둘이 걷기는 무섭고
그렇다고 동네 언니들이랑 같이 움직이기엔
멍뭉이랑은 운동이 아니라 산책하는 기분이라
민폐인 것 같아 우연의 만남 아니면 피하게 된다.
그리고 멍뭉이가 가자는 대로 말고
내 맘대로 가기는 좀 그렇고 해서
오늘은 날이 흐려서 좀 일찍 나섰는데도
어둑어둑했다.
걷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누운 풀들이 쏟아져 몰아치는 빗물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누워있다.
그래도 오늘은 오후부터 비는 그쳐서 날만 후덥찌근하니
더웠다.
더 가자 할까 걱정했는데
멍뭉이도 더웠는지 절반에서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서쪽 하늘에 노을이 짙다.
좀 더 짙었으면.. 했지만
그러기엔 산책로가 너무 한산했는데
사진으로 담고 보니
실물보다 사진이 더 잘 받는 노을..
여름엔 노을도 이쁘다.
비.. 이제 좀 쉬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