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긴 하루였다.
무섭게 비는 쏟아지고 쏟아지고 멈추고 쏟아지고...
지붕 위에 태양광 설치한다고 이 무서운 비를 무릅쓰고
오셔서 일을 하시고,
정리가 잘못된 듯 한
뭔가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싱크대를 다시 정리하고
옥수수 삶아 음료수랑 새참 챙겨 드리고 나니
인터넷으로 주문한 자급체 폰이 왔다.
생각 없이 유심만 바꿔 끼우고 앱은 새로 설치해야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엄마 백업할 줄 알지 하는 거야. 아들이
그래서 그래 백업 한번 찾아 볼게..
해서 찾아보니 벌 거 아니더라고.
폰과 마주 앉아 노트북에서 유튜브 선생이 가르쳐 준 대로 데이터 옮기기를 하는데
용량이 큰 외장 메모리 사진들이 걸림돌..
날씨 탓인지 뭔지 자꾸 와이파이는 끊기고..
그래서 와이파이 끊김이 생겼을 때 외장 메모리 빼 버리고
다시 데이터 옮기는 두 배는 빨라진 듯..
이렇게 저렇게 해 보고.
설정 바꾸고 어쩌고..
점심 챙겨 드리고..
엄마 병원 오시는 날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전화드렸더니
정읍은 해 떴다고..
그러니 나더러 병원에 나오지 말라는데 그럴 수는 없지.
머지않아 여기도 비 그치고 해 났다는..
폰 만지고 있는데 무슨 회의 있어 나갔던 남편이 들어와
병원에 같이 가서 엄마 진료 보는 거 보고 엄마 집에 모셔다 드리고
바로 돌아왔는데 다섯 시가 반..
이것저것 폰 어플 내 편하게 다시 설정해 놓고..
안 되는 게 하나 있어서 아들에게 물었더니
역시 아들.. 방법 찾아 금방 알려 줘서 해결하고...
내 폰 어느 정도 익숙하게 만들어 놓고
남편 폰 만지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라고 너무 간단한 거야..
그래 이래서 사람은 뭔가 알아야 해..
그렇게 남편 폰도 사용하는데 별로 불편함 없을 정도로 만들어 놓고
보니 열 시가 넘었네.
캔맥 하나 하려다가.. 내일이 걱정이어서? ㅎ..걱정도 팔자지만
말았어.
태양광 설치한 기념으로다가 초저녁에 방에 있는 에어컨을 처음으로 가동해 봤는데
시원하니 좋더니만
춥네
남편은 잠 잘 오겠다며 꿈나라 갔고,
우리 집 멍뭉이도
이 꿉꿉하고 더운 여름밤에 이것이 뭔 신세계인가 하고
자고 있는 모양이다.
참 많이 바쁜 하루였다.
너무 너~~ 무 장기 고객인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아니 그 보다 홀대 받는 듯한 그런 느낌이어서
아직 약정기간이 남아 있는 탓에 자급제폰으로 갈아탔다.
오래 쓴 폰은 폰보다 케이스가 너덜너덜..
폰만 쓰기는 또 불안한 중년이고
거기다 배터리는 내 체력이나 비슷하고...
나중엔 내 맘대로 가고 싶은 통신사로 날아 가리라 마음먹는다.
오늘은 잠이 잘 올것 같은 예감 좋은 밤이다.
에어컨 때문에? 아니 기인 하루 덕분에..
에어컨은 어차피 끄고 잘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