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적부터 내 폰의 배경화면이다.
이번에 폰을 바꾸면서 배경화면으로 쓰려고 찾아보니 사진이
안 보이는 거다.
이거 없으면 안 되는데...
싶어
폰 외장메모리 다 뒤져보고
노트북 다 뒤 저 봐도 안 보이고..
그래서 여기 이곳 내 일기장을 뒤적였다,.
다행히도 사진들을 모아 놓은 카테고리 안에 몇 장이 남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물론 이 보다 훨씬 더 이쁘고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인터넷에는 수도 없지만
이 사진엔 내 추억이 있고 내 마음이 깃들여 있으니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내게는 그런 바다 사진..
배경화면으로 하고,
다른 한 장은 잠금화면으로 하고..
그래 놓으니 내 폰 같이다.
넘의 폰 같았었는데 말이다.
오늘은 동네 언니 동생들이랑 하는 모임
일명 뽑기 계..
맛나게 저녁으로 냉면 먹고
동네 언니네 사랑방 같은 말 그대로 안채와는 완전 분리 되어 있는
곳에 가서 한참이나 이야기하다가 들어왔다.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사람들을 만나면..
일부러라도 말을 해야 한다는 그런 강박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것은
내가 어렸을 적에 말수가 적어서 사람들하고 친해지는데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괜한 걱정에서 나오는
오버 아닌가 싶다.
좋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즐겁고..
행복했지만..
말을 많이 한 날은 왠지 모르게...
잠을 잘 못 잔다.
이유는 나도 아직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했던 말들을 되새기거나
후회하거나 들었던 말들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말을 내놓는 데에 에너지가 남들보다 조금 더 필요한 가 봐.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지난여름에 엄마랑 같이 지낼 때
자주자주 아니 좀 과하다 싶게 전화를 하는 남편의 습관에
엄마가 걱정을 했었다.
너는 조용한 사람인데 어지간한 것은 알아서 해결하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이야기한다고..
그렇지만 나는 그런 남편과 30년을 넘게 살아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했던 기억 있다.
그래 그건 맞는 말이야.
필요에 의해서 의견 물어보고 일정 이야기 해주고
일 하다가 이런저런 일이 생겼고, 변수도 생겼고,
금방 통화하고 또 통화하고...
하루에 많게는 열댓 번을 남편과 통화를 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거나 힘들다는 생각 안 했는데...
어려운 사람들이 아닌데도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어울림에서 조금은 경직될까 싶은
그런 우려가 나도 모르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냥 편해도 되는데 말이다.
동네 언니 동생들이고,
이렇게 평생을 이 동네에서 자주는 아니어도 얼굴 부딪히며 살 건데 말이다.
좋다.
어찌 됐건..
나 시집왔을 적에는 나만 십수 년을 새댁이었는데
이제는 옆집에도 뒷집에도 그리고 저 건넛집에도
웃으며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비슷한 연배들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든든할 일인가 싶다.
사실 나는 오랜만에 모임에 나갔다.
2월은 작은아이 때문에
3월 4월 5월은 어쩔 수 없어서..
그리고 6월은 내 신상의 문제로 못 나갔었으니
좀 들뜬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다.
6월 못 나간다고 전화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7월이고
금세 8 월 9월 가을 되겠지
그때쯤이면.. 나도 모를 내 예민함도 많이 무뎌지리라 생각한다.
덥네...
이제 씻고 자야겠다.
오늘 밤은 참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