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들려오는 내 가장 가까이에서
내 컨디션을 체크하고 기분을 체크하는 이명과.
아침 청소시간을 알리는 가요가 잔잔하지만 제법 큰 목청으로
들려오고
깍깍깍...
어느 나뭇잎 뒤에 숨었는지 까치가 깍깍댄다.
오늘 아침은 늦었네~ 하듯이..
생각이 많아서
검은 허공에 별처럼 생각들이 반짝여서 잠을 설쳤다.
남편 뒤척일 때마다 방해될까 봐 조심하면서도
왜 일어나 나올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
습관인 것 같다.
어떻게든 방에서 아침이 밝을 때까지 버티던 습관
이젠 내 공간도 있고,, 거실도 있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 앉아 있어도
누가 뭐랄 사람도 없는데
여전히 십수 년 전 애들 할아버지가 거실에 상주하시다시피
하시던 것이 어려워서 방콕 주방콕 했었던 것이
아직도 내 몸속에 돌덩이처럼 자리 잡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는 잠 안 오면 온 집안을 싸돌아 다녀야지..
물론 발소리 문소리 신경 쓰면서..
다음날 바삐 움직여야 하는 직장인도 아니고 하루쯤 잠 못 잔다고
뼈대 빠진 허수아비가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디카페인 라테를 만들어 왔다.
건강을 생각해서~
디카페인으로 옮겨 가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말 그대로
십자가 뼈대 빼 버린 허수아비 꼴로 한나절을 보내고
어쩔 수 없이 평소보다 더 진하게 카페인을 채워 넣은 적 있다
덥네....
내 갱년기가 나를 덥게 하는지
계절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덥다.
바늘꽃이 하늘 거린다.
내 맘대로 하늘바라기도 하늘 거리며 바람을 즐긴다.
9월도 한참인데 덥단다.
언젠가
고맙다고, 그때 그시절 정말 고마웠다고..
그대 아니었으면 내 인생이 더 뻑뻑했을 거라고
이야기로 마음을 전해야 할 사람이 있다.
마음에서는 벌써 열두 번도 넘게 이야기했는데
정작 그 사람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언제 어느 바람 잔잔하고 햇살 부드러운 날
그를 만나게 된다면 그래.. 나 때문에 그대의 삶의
무게가 어느 만큼은 더 무거웠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럼에도 나를 곁에 두어 줘서 고마웠다고..
꼭 한 번은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니 좋다고.. 그때 고마웠다고..
그리고 미안했다고.. 말하는 날이 머지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