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뒷모퉁이로 돌아가면
참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작년 이른 봄에 넣었었다.
늘 하던대로 해서 그늘에 세워 두었는데
봄에 하나도 안 올라오는 거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가을이 되었는데도 안 올라오기에 종균이 잘못되었나 봐..
가져다 다 뗄감으로나 써야 할까 보다 그러고 있었는데
오늘 덜 찬 쓰레기 봉투 보관해 두려고 뒷모퉁이로 돌아갔는데
웬일이야 이게..
열대여섯 개도 넘는 표고가 어제쯤 땄으면 딱 좋았겠다 싶게
피어 있다.
표고도 꽃처럼 예쁘다.
마악 자라니가 시작한 것은 정말 귀엽고 앙증맞다.
뭔 일이야 이게..
이렇게 올라오는 거를
그 기다림이 뭐가 어떻다고
땔감으로 쓰네 마네 했는지...
약간 처마 밑이라 가물어서 그런가 싶어서
올해처럼 비가 많이 왔는데 싶기는 하지만
물을 흠뻑 주어 놨다.
내일모레쯤 또 몽실몽실 피어 나올
표고버섯들을 생각하면서...
썰어 가을 볕에 널어놓았다.
많으면 말려서 여기저기 나눠 먹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