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겨울하늘이 맑으면

그냥. . 2024. 1. 12. 23:42

 
하늘이 맑아 햇살이 인심 좋은 날이면 기분이 좋다.
맑은 겨울 하늘에 몽실몽실한 구름도 이쁘고,
바람이 좀 차갑기는 하지만 제법 포근한 겨울이다 이 정도면..
분리수거 배출을 하려고 마당에 나갔는데
별들이 어찌나 이쁘게 떴던지
겨울밤은 어둠이 더 깊어서 그런지 별이 또랑또랑한 것 같아서
자꾸 더 들여다보게 된다.
별도 이쁜 겨울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간다.
며칠 전부터 뭘 입고 가야 하나...
화장은 오랜만에 해야 할 텐데 잘 먹을까...
구두를 하나 살까... 그러고만 하고 있다가 말았다.
사실 시골에 살다 보니 옷이 별로 없다.
차려입고 나갈 일도, 별로 없고,
주변 사람들도 시골 언니들이라 대부분 수더분하게 
사셔서 나도 그렇게 따라가는 경향도 있고,
옷 살 때마다 사실은 내게 맞는 브랜드를 아직까지 못 찾아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옷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먼저 다가 올 때가 있어서.. 
그래서 더 그러는 것도 있다.
구두도... 내일 하루 신으면 또 한동안은 안 신을 건데.. 싶은 것이..
화장품도 그렇고..
친구들도 편해서 그냥저냥 살지만
가끔은 이쁜 옷에 이쁘게 차려입고 싶은 생각도 있다.
살만 조금만 더 붙으면 진짜로 좋은데 말이다.
그런데 운동하는 곳에서 자꾸 얼굴 좋아졌어..
몸도 좋아진 것 같고.. 해 주시는 분이 있어서.. 
그냥 기분이 좋다.
진짜 그런가.. 하고 어느 날은 체중계에 다 올라가 봤다니까..
얼굴빛이 밝아졌다니.. 
그냥 해 주시는 말씀이래도 너무너무 기분 좋은 거다..
그래 맞아..
그냥 흘리는 말이래도 상대방을 아니 타인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정을 담아 이야기한다면..
그것이 별 거 아니래도 
응원이 되고 온기가 되고 또.. 뭐랄까.. 긍정 에너지를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걸 느낀다.
내일은 제법 춥다지..
그래도 맑음이면 좋겠다.
친구 자녀 중 처음으로 결혼식을 하는 어린 신랑 신부에게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남편이랑 은행에 갈 일이 있어서..
운동 끝나고 같이 움직였다.
은행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내리면서
뭔가 손이 허전하다 싶었는데 남편이
신분증 가져왔지? 하는 거야...
아........... 아니....
그걸 깜박했던 거다.
은행 오면서 신분증을 안 들고 오시다니요..
남편이 잠깐 큰 소리를 내려다가 눌러 참는 게 느껴졌다.
미안.. 미안해.. 생각도 못했어.
당신이 내 도장이랑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그냥 생각 없이
따라만 오면 되는 걸로 생각했나 봐..
다시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점심 사 주께.. 점심 먹고 다시 오자 했더니..
아니란다..
어쩌겠냐며 본인이 한 번 더 물었어야 하는데 묻지 않았다고..
아니야.. 운동 다닐 때 가지고 다니는 가방은 좀 작아서 불편한데
거기에 장지갑까지 넣기가 불편해서..
그리고 요즘엔 폰으로 다 결재가 되니 지갑을 안 들고 다니다 보니
생긴 일이다
그래서 이래 저래 이야기를 했더니.. 작은 반지갑 하나 사라 한다.
그래야 할 것 같다.
우리 집 남자 참 많이 바뀌었다. 예민한 마누라랑 살면서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벌써 목소리 커지고, 투덜투덜 투덜이
다섯 바가지는 되었을 텐데 말이다.
나도 많이 바뀌어야는데 이런 남편을 당연하다는 듯
여기고 살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여유로워지고, 조금은 더 또박또박해지고
조금은 더 단단해져서
어느 정도의 비바람에는 흔들림 없는 작은 나무가 되어야지 싶다.
소심해서 상처도 많이 받고, 걱정도 많고 그래서 후회도 많은 
..
소심에서 벗어날 수는 업겠지만..
조금은 덜 소심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
지난날들을 다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새롭고 건강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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