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별로 할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다리가 아플 정도로 움직이고
있는 거 보면 명절은 명절인 모양이다.
뭐 특별한 거 하는 것도 아닌데
한쪽 귀는 박동성 이명이 하루종일 쿵쾅 거리고
한 번씩 먹먹함도 있다.
그렇다고 이명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는 이미 피곤하다고 반쯤 파업 중이시다.
30년 넘게 1년에 두 번씩 단 한 번도 건너뛰지 못하고 지냈는데
아직도 명절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어제는..
마음도 피곤했지만
저녁에 먹은..엄마가 해 주신 고추조림 중에 매운 게 하나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이 속을 긁어대는데 환장하겠더라고..
입안에서 매우고 말면 좋겠는데
입안에서는 좀 맵다.. 싶었는데 속에서 그 위력을 자랑하는
앙칼짐.. ㅎ..
무섭더라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침대에 배 대고 누워 끙끙거리다가
어찌어찌 괜찮아졌었다.
아침에 남편이..
어제저녁에는 왜 토라졌어? 하고 묻더라고..
내가? 아닌데..
어제 안 좋아 보이던데.. 하는데..
아.......... 속 쓰려서.. 맨날 아프다고 하기도 미안하고 해서..
그래서 그렇게 일찍 누웠구나.. 하는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이 남자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어제 마음이 피곤했던 이유는 물론 남편도 어머니도 있었지만..
그만큼 내가 말랑말랑해졌기 때문이었겠지.
아주 오래전에는
그냥 그랬다.
동서들이 와서 자기 남편이 어떻고, 애들이 어떻고 이야기하면
나는 속으로 그랬었다.
나도 니들처럼 신랑이랑 아이들 이야기로 투닥거리며 살아보고 잡다고..
그런데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상해하고 우울해하고 하는 것이..
내 감당할 만큼의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구나..
내 손톱밑에 가시가 남의 중병보다 크다는 말..
이제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마음이 말랑말랑하니 살만한 김여사다.
마음 상해 있을까 봐 물어주는..
철들어 버린 남편이
가끔은 서운하게도 마음 상하게도 하지만 대부분은 감사하다.
우리 집 남자도 그렇겠지
가끔은 우 씨... 싶겠지만 대부분은 안쓰러움이겠지.
작은아이가 명절이라고 집에 왔다.
늘 막둥이라 어리게만 보였는데 이젠 제법 든든해 보이네..
안전하고 행복하고 즐겁게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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