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갑지기 기분이 좋아졌어.

그냥. . 2024. 2. 15. 23:15

비가 종일 왔어.

먼지처럼 날리기도 하고 이슬처럼 또록또록 맺히기도 하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니까 제법 춥더라고

어제 그 금방 봄일 것 같은 날씨는 마치 꿈속의 일이었던 냥

흔적도 없고 

날은 그렇게 차갑게 식어 버리더라고..

그래 그거 알지.

겨울엔 햇살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엄청 크게 느껴진다는 거..

오후 내내 쪼그리고 앉아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를 

다시 보기 하는데..

눈물이 펑펑 가슴이 찡...

이런 드라마가 나는 좋아..

뭔가 그냥 좋아..

그냥 그래..

지금도 그 드라마 보다가 좀 늦어진 거야.

잔잔하면서도 감동도 있고 이야기도 있고... 공감도 되고

연기들도 무진장 잘하시고.. 

본방 할 때 다 봤었는데 또 보고 싶어서 보는데

또 봐도 좋네..

나는 집안에서 드라마 보면서 뜨개질이나 하고 있는데

오늘 같은 날 천정 없는 하늘 아래에서 일을 해야 하는 남편에게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네..

시어머니 눈치도 보이고...

별생각 없이 던지시는 한 마디마디가 가슴에 와 얹히는 것은

30년 시집살이 내공이 유리잔 같아서 그러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마음에 오래 남지는 않아.

내가 봐도 내 아들은 고생하는데

며늘이 집안에서 펑펑 놀고 있으면 말은 조심할지는 몰라도

마음은 그다지 좋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큰아이가 다녀갔어.

가까운데 있어서 좋아.

자주 와서 밥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큰아이는 큰아이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든든함이 있어서

좋아.

내일부터는 헬스도 조금씩 하려고 하는데

괜찮겠지.

멋모르고 헬스랑 요가랑 병행했다가

역효과 나서 요가 수업 있는 날만 나갔었는데 아무래도 

좀 더 움직여 줘야 할 것 같아서.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아서 조금 더 노력하려고..

지금 생각해 보니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두통이 없었던 하루 같아.

오늘 뭔 일일까?

흐...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네..

물론 엄청 심한 것도 아니고,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좀짜증스러운 것이

날이면 날마다 있는 건 아니었지만

한동안은 날마다 붙어 다녀서 좀 힘들었었거든

갸도 나 따라다니기 지쳐서 하루쯤 쉬어 가는 걸까?

아님 며칠 휴가라도 떠난 걸까..

아님 완전히 돌아선 걸까..

차갑게 헤어진 연인 사이처럼..완전 돌아 선 거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흐..

갑자기 기분이 막 좋아지네..

아... 두통이 없는 날이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뜨개질 진도도 많이 나가고... 그랬었나 보네..

ㅎ..

내일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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