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찐 멍뭉이에서 떨 빠진 멍뭉이가 되었다.
털 찐 멍뭉이가 더 귀엽고 더 복실하고 더 폭신하고
멍뭉이도 따듯해서 좋겠지만
산책멍뭉이에게는 털 찐 멍뭉이는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며칠 전 반짝 봄으로 널뛰기를 했을 때는 벌써 덥다고
헥헥거리고 다녔다.
그래도 아직은 조금 더 폭신해서 자꾸 안고 싶은 멍뭉이로 더 둘까.. 하다가
미용을 했다.
털이 많이도 길었더라고..
미용을 하고 씻겨서 나왔는데 작은아이가 문자가 와 있더라고
내가 보낸 이 동영상을 다시 보내오면서
엄마 이거 유튜브에 올려~ 하고..
그래서 난 유튜브 안 해~ 하고 말했다.
귀엽기는 하다.
이 귀여운 짓 하는 모습에 이 아이가 우리 가족이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뭔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렇게 이쁜 짓을 한다.
간식이 필요하다던가..
가족들이 외출 준비를 하면서 자기를 데려갈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던가 하면
어김없이 이쁜 짓~ ㅎ.. 우리 가족은 그렇게 부른다.
가끔 박수를 친다고도 하고..
누가 가르쳤을까.. 어디서 배웠을까...
기분이 우울하거나 심심하다가도 저 아이의 저 행동을 보면
웃음이 난다.
두 발로 다니면서 저러고 쫓아다니면 관절 무리 올까 봐
바로 주저앉아 안아 올리기는 하지만
예쁘다.
요즘은 꾀가 늘어서 앉아서 몸만 세우고 앞발을 흔든다. 귀여운 것ㅎ...
겨울 볕에 남편 얼굴이 뻘겋게 익어 들어온다.
첫날은 코만 뻘겋더니
오늘은 전체적으로 겨울바람과 볕에 그을리고 있는 것이다.
얼굴이 뻘개.. 했더니
괜찮아 햇볕에 타서 그래..
선크림이라도 바르지.. 했더니
상관없단다. 뭘 신경 쓰느냐고..
신경 쓰이지.. 미안하니까.. 하니..
뭘 미안해 내가 당신 아니면 밖에서 종일 일 안 하지..
미안해할 것 없어. 할 일 하는 거야.. 하길래
그러니 더 미안하지 나 아니면 안 그래도 될 텐데... 하니
괜찮아 괜찮아한다.
안에서 일하는 것보다 시간도 잘 가고 좋다며..
그렇지만 마음이 자꾸 쓰이네...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거 인정하지만...
나만 괜찮았다면... 하는 자책이 자꾸 든다.
그러지 말아야지..
자책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저
조금 더 마음을 써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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