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느낌이다.
바람이 살랑 불 때마다 훅 하고 들어오는 달콤하고 매력 있는
이 향기..
그래.. 나 너 알아 바로 이 향기였지.. 싶다.
저녁을 먹고 꽃밭을 서성이며 폰으로 사진을 찍어 댔다.
마치 지금 아니면 안 될 것처럼...
동남쪽 하늘이 새카맣게 어둠이 아닌 비 구름이 몰려오는 듯했다.
소나기가 오려나.. 여름도 아닌데 했는데
방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뭔 소린지.. 세탁기 돌리는 것도 아니고..
하고 있는데
거실에 앉아 있던 남편이 비 온다~ 한다.
창문열어 내다보니 소낙비가 우두두두 쏟아지고 있다.
텃밭에 물을 좀 줘야 하나 싶었는데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빗소리가
그럴 것 없다 한다.
날이 제법 찼다.
컨디션이 메롱 인 오늘..
왜 아침이면 메롱메롱하는지 모르겠지만...
언니가 내려와 있는 엄마네 갔다. 남편이랑
점심도 먹고... 애견동반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왔다.
오늘은 엄마 컨디션이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점심도 잘 드시고..
먹는 게 제일인데 날마다 잘 드시면 좋을 텐데 싶다.
집에 와서 꽃밭 둘러보고...
기차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
언니 사는 도시가 멀어졌다.
고속열차가 서질 않는 도시가 되다 보니
한 시간 반이면 가는 서울 보다 더 멀어진 느낌이다.
세 시간 넘게 가야 하는 언니에게 집에 있는 꽃 사진들을
찍어 보내줬다.
언니도 꽃 좋아하지...
이렇게 보면 화려하지 않은 꽃밭인데
자세히 보면 또 화려하지 않은 건 또 아닌 것 같다.
비 묻은 나뭇가지가 축 늘어져 있다.
무거운 거지.. 빗물이..
이럴 땐 살랑살랑 바람 불어 빗물 떨구는데 한몫해도 좋으련만
바람은 잠잠한 듯하다.
그래도 목마름보다야 좀 무거운 게 낫겠지.
빗방울 모여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밤이 깊어간다.
비 묻은 바람도 좋고..
약간 시린 이 느낌도 좋고...
슬그머니 조심스럽게 나왔는데
어김없이 찾아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멍뭉이는 귀엽다.
일찍 자야겠다.
빗방울소리 그치니 소쩍새 소리 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