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그냥. . 2024. 5. 4. 22:18

 

아카시아가 예쁘게도 피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아카기아 꽃송이가 

살랑살랑 탐스럽기도 하다.

참 예쁘다.

어렸을 적에는 바구니 들고 아카시아 꽃 따러 다니고는 했었는데..

엄마가 그걸로 뭘 하셨는지는 기억이 없다.

그냥 아이들이랑 뭉쳐 다니며 아카시아 꽃을 손으로 훑어 먹기도 하고

바구니 가득 담아오기도 했었던 흐릿한 기억은

그냥 이시절이면 초등학교 시절 오후 수업을 받으며 졸린 눈을 꿈벅이고

있다가 창밖으로 날리는 아카이아 꽃잎을을 보면서 와아... 하고 반했던

어린 감성의 기억과 함께

되돌이표처럼 떠 오른다.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던 

그때 그시절이 아득히 멀기만 하다.

우리 집 막둥이는 하루 종일 잔다.

잠자러 엄마집에 찾아드는 아기 고양이처럼 

그렇게 밥먹고 자고 밥 먹고 자더니

해 떨어지고 나니 좀 쌩쌩해졌네.

그래 나도 물론 이해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집에 가면 쏟아지는 잠과 늘어지는 몸뚱이가

감당이 안되었었으니까..

우리 집 아들은 종일 잠만 잤다 하니

동생도 뭔가 시골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종일 잠만 잤단다.

ㅎ...

엄마네는 오십 먹은 아기 고양이

우리 집은 서른 먹은 아기 고양이네..

오십이든 서른이든

엄마집에서는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라도 있는 걸까

바람소리가 참 듣기 좋은 밤이다.

가로등불 아래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내고 있어.

우리 집 멍뭉이 코 고는 소리와 어느 집 멍뭉이 멍멍 거리는 소리

알 수 없는 이상한 새소리.

그렇게 밤은 고요한 듯 고요하지 않은 채로 깊어가고 있다.

종일 편두통이 따라다닌다.

5월 탓인가?

큰아이가 봄이라 그런지 일이 많다고 그러더니..

그 일이 나에게도 많은 것인가 싶기도 하다.

막둥이 왔다고 갈비를 샀는데 늘 냄비에 끓이다가 

압력솥에 한 번 해 봤는데

시간도 단축되고 좋기는 하더구먼 좀 오래 끓였나 보다.

살이 부드럽다 못해 무르다. ㅎ..

다음번에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간도 봐 가면서 끓이려면 냄비가 훨씬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느티나무를 흔드는 바람소리가 참 좋네..

내일은 비가 내린단다. 이번 봄비가

꽃가루를 모두 씻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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