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비가 내린다.

그냥. . 2024. 5. 11. 21:13

아까운 패랭이 몇송이 꺾어 집안에 들였다.

 

일찌감치 골방에 들어와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남편이 자길래 이 방으로 와서

엄마랑 통화하고 방에 가 있다가 시간 되면 오려고 했는데

습관처럼 따라 들어온 멍뭉이가

코까지 드르릉 거리며 주무시고 계셔서

앉은 김에 빗소리도 듣고 일기도 쓰고 있다.

엄마는 오늘 허리가 아프셔서 한의원에 가셔서 침을

맞고 오셨다 한다.

가고 싶은 한의원이 교통이 사나워서 시장통 안에 있는 곳으로

다녀오셨다며 

도마도를 아홉 나무나 가져다 심었는데

참 귀밀있고 이쁘게 크고 있단다.

날만 도와주면 터지지 않고 많이 열려서  잘 나누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신다.

동네 할머니 한 분 오셔서 토방에 앉아 놀다 가셨다고..

어제도 전화를 못했는데

엄마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다.

그래도 가능한 통화는 빼놓지 않고 하려고 애쓴다.

초저녁이어서 그런가

골목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많네.

지난번에 데크 확장공사 해 주신 분을 집으로 모셔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혼자 사시는 분이라 집밥을 엄청 좋아하시는 거 알아서 

남편에게 이야기해서 모시게 했다.

수육 삶고 묵은김치 엄마표 묵은지는 지금도 맛나다.

묵은 김치랑 쌈채소 좀 씻고,

압력솥에 밥 새로 지어 간단하게 차려 냈다.

부담 갖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더라고

간단하게 해서 맛나고 편안하게 드실 수 있음 된다 싶어서..

각 소주 한 병씩 하시고는 맛나게 잘 드셨다며

가셨다.

밥솥에 바로 한 밥이 그 흔해빠진 밥을 

제일 잘 드시는 것 같다.

별것도 아니지만 고마워 해 주시니 좋다.

이만큼 살고 보니

누구도 다 가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우리 남편에게 없는 건 손재주

내게 없는 건 ㅎ... 너무 많지

울 엄마에게 많은 건.. 외로움인가? 나이만큼 많은 거..

빗소리가 커졌어.

밤에 고요한 어둠속에 듣는 빗소리는 참 좋은 것 같다.

오전에는 큰아이가 퇴근하는 길에 와서 내가 해 놓은 청소기 설정에서

부족한 부분 보완해주고 갔다.

아들 가까이 있어 좋다.

안 그럼 내 아는 만큼만 하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청소기 이모님..참 괜찮으신 것 같다.

내가 청소기 이모님을 모시고 살게 되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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