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멍뭉이로 바뀌었다.
늘 바다 사진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자꾸 꿈에 바다가 보이더라고..
나쁘지 않았어.
오히려 좋았지.
그 좋아하는 바다를 꿈에는 제법 자주 봤거든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그 바다를..
가끔은 걸어서도 가고,
꿈속에서만큼은 지름길이 있더라고 집에서 바로 갈 수 있는 길
여행 가기도 하고 그래서
바다는 늘 가까이에 있는 듯했어.
그것이 아마도 날마다 수시로 들여다보는
배경과 잠금화면이 바다였던 이유인 것 같더라고..
근데 남편 폰 배경화면 바꿔주면서..
멍뭉이 사진을 넣었는데 너무 귀엽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그래서
나도 기분 좋아지려고..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면 좋잖아
그래서 바꿨는데 잘한 것 같아.
너무 잘한 것 같아서 기분 좋아..
우리 집 남자는 화가 나면 알아서 밥을 먹는데
비 내리는 오늘..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남편은 화가 났다. 어머니한테 잘못한다고..
난 평소대로 한 것 같은데
내 뭔가가 남편 눈에 거슬렸겠지..
근데 엄마를 걸고넘어지더라고..
너네 엄마 같았으면 어쩌고 저쩌고...
ㅎ..
왜 엄마랑 비교해!라는 말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오는 것을
삼키며
그래서 내가 뭘 어쨌는데... 했다.
엄마랑 어머니랑 같아!
어머니는 나를 울 엄마처럼 생각하고 대하시냐고! 따지고 싶은 말은 많지만..
내가 잘못한 부분이니 목소리 키울 입장도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남편 입장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아니어서
내가 꺼낼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늘.. 그래서 나는..
그냥 침묵하거나 인정하거나 ...
어지간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뭔가 내가 잘못했겠지만
여기에도 없는 엄마를 왜 불러들이는지
엄마는 그냥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린 부분인데 말이다..
그거 아니였으면 내가 뭔지 모르지만 잘못했구나 미안한 마음에
사과 먼저 했을지도... 안절부절못했을지도..
그렇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남편 나가고 없는 사이 보슬비 내리는 꽃밭을 서성이며
정리하고 또 정리하고.. 시들고 물은 꽃이랑 이파리 따주고..
쓰러진 것 일으키고.. 키 큰 다알이라 지주 박아 묶어주고..
덕분에 슬그머니 젖도록 비도 맞았다.
낮에 뭐라 하는데 퉁명스럽게 했더니
삐지신 모양이다.
저녁때 나가시길래
누구 사람 만나 저녁이라도 드시고 오려나 했더니
순댓국 사 와서는 전기레인지 켤 줄 몰라서는..
알려 달라고..
혼자 알아서 먹을 거면 혼자 알아서 하지 뭘 묻느냐 했더니
그래도 알려달라고..
그래서 알려 줬다.
습관이다 화나거나 삐지면 밥 알아서 먹는 거..
처음엔 불안초조였는데 지금은 ㅎ.. 편하다..
그러던지 말 던지다..
그리고 난 방콕..
이럴 때는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 나으니까...
나야 알아서 먹든 말든 본인만 먹으면 되는 남자..
알아서 먹겠지 싶은 건지..
이젠 늙어서 밥 굶는 거 못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무튼..
내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남편이 거실에 있어
안 나갔다.
거실에서 자려고 그러나 보다 했더니
씻고 들어 와 주무신다. ㅎ..
예상이 빗나가는 것도 있네
라면 끓여 찬밥 말아먹고..
요즘은 라면을 먹으면 화장실 가는 것과 연결이 되어서 잘 안 먹는데
오늘은 멀쩡하네..
배 불리 먹었다.
안 먹으면 나만 손해..
그렇게 망가트린 몸의 세월이 몇 년인지..
그래서 이 모양 이 꼴 아닌가
배가 고파주니 다행이고..
배 든든하게 먹었는데...
웃긴다 평소 같으면 벌써 소화 안된다
엄살이 늘어질 텐데
오늘은 소화도 잘돼.
ㅎ..
가끔 싸워야 하나...
위장 냉전이라도 가져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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