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 맥빠지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부터가 밍기적 거려졌다.
간만에 비도 내리지 않는 날인데말이다.
뭉기적 거리며 일어나 꽃밭을 둘러보고..
확실히 장마에 약한 아이들이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
화분에 옮겨 심을까? 2~3일 비가 없다니 지켜볼까...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아이들도 분명 있겠지.
클레마티스 어린 가지를 내가 밟은 모양이다.
아마 어제 둘러보다가 그랬겠지.
좀 시들은 것이 보여 속이 좀 상했다.
이제 자리 잡아 자라는게 눈에 보이는 아였는데 말이다.
끊어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잘 견뎌 주었으면 좋겠다
멍뭉이 간식을 만들어 먹였었는데
그것도 오래 먹으니 질렸는지 잘 먹지 않길래
좀 쉬어 볼까 하고 사다 먹였는데
그것 때문인지 눈밑에 좀 촉촉해지는 것 같다.
날 선선해지면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요즘은 재료비도 비싸져서..솔직히
사다 먹이는 게 오히려 가성비 면에서는 우월하다.
멍뭉이 미용 시키고...
아침도 안 먹고 움직였더니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것이 없다.
ㅎ..
이게 뭔지..
이제는 한 끼 굶기도 힘겨운 나이가 되었나 본데
뭔가 먹으려면 손이 가지 않고 그냥 쫌..뭘 먹지? 싶은그런..
큰아이 여자친구가 보내 준 컵게익을 하나 먹고..
바람빠진 풍선처럼 암것도 안하고 널부러져 있었다.
모르겠다. 왜 이렇게 늘어지는 지..
무튼..
늦으막이 점심을 먹고..
왜 이렇게 한 번 먹고 싶은 게 없다고 생각하면
먹고 싶지가 않은지...
어제 씻어서 받혀 놓은 깻잎김치나 담아볼까..하고
움직였다.
요즘은 뭘 해도 맛도 없고..
원래 솜씨가 없기는 하지만 요즘은 더한 것 같다.
그래도 두 아들들이 사 준 꽃들을 보면 기분이가 좋다.
폰 들이 밀어 모르겠는 아이들 이름 찾는 것도 좋았다.
남편이 퇴근해서 들어오길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목소리 톤을 높였다.
언제 하루종일 널부러져 있었느냐는 듯이..
일부러라도 그러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산책 나갔다가 껌을 밟으신 우리집 멍뭉이...
ㅎ..
멍뭉이 배설물 안 치우고 다닌다고 뭐라는 사람 있는데
나는 또 껌 같은 것 아무데나 벹어 놓는 사람도 못 마땅하다.
발바닥에 붙은 것 떼어 내느라 애 먹었잖어.
작은아이가 집에 왔다.
어제 지 아빠가 와라 와라 했는데 진짜로 왔다.
작은아이가 조금은 더 다정다감했으면 좋겠다. 지 아빠한테...
어?
어!
날짜가 넘어갔네...
몰랐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된줄을..
열 한시 어디쯤 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후딱 씻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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