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콩국수

그냥. . 2024. 7. 30. 22:09

 

프럼바고

참 예쁘고 참한 꽃이다.
색이 어찌 저리 고운지..
청색 꽃은 제법 있다.
수국도 있고, 델피늄도 있고
캄파눌라도 있고..차가플록스도 있고..
또... 뭐가 있더라 달개비도 그렇고
매발톱도 청색이 있다.
그런데 프럼바고의 청색 꽃은 뭔가 또 다른 색다른
예쁨이 있다.
몇 번 들이고 싶었는데 월동이 안된다는 이유로..
실내 월동일 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몇 번 망설이다가 지난봄쯤에 아주 작은 아이를 
하나 들였는데 이렇게 꽃이 피었다.
가지가 지 맘대로 자랐다.
사실 너무 작아서 수형을 잡아주고 뭐 하고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위도 장마도 폭우도 
이 아이에게는 무리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름은 시름시름 앓고 있는게 보이는데도
대책 없이 보내는 아이들이 제법 있다.
레위시아도 둘 중 하나는 갔고..
그래서 하나는 화분에 옮겼다.
설난 비슷한 작은 꽃을 피우는 아이도 
잘 견디는 것 같더니 약해 보이는 하나만 화분에 옮기고
괜찮아 보이는 하나는 꽃밭에 놔뒀는데 
꽃밭에 있는 아이가 노란 꽃 한송이 보여주더니 갔다.
이미 무르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여름은 사람에게나 식물에게나 힘든 계절임에 틀림이 없다.
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나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느껴지는데 멍뭉이는 더운 모양이다.
헉헉 거리는 것이 힘들어 보인다.
우리 멈뭉이는 소심이에 겁쟁이다.
큰 강아지한테 한 번 위협적으로 몰려서 뒹굴 린 경험도 있고
옆집 강아지한테도 위협 당한 적이 있어서 소심해졌다.
아니 그냥 나 닮아서 소심하다.
그런데 오늘은.. 비슷하게 생긴..
말티푸를 졸졸 따라 움직인다.
귀엽기도 하고..
짓지도 않고.. 으르릉 거리지도 않는 것이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견종은 우선 거리를 두고 보는 멍뭉이가
그 주인 부부보다 멍뭉이한테 관심을 더 보이는 것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우리 멍뭉이는 견종은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고
사람만 좋아라 해서 인사하고 싶어 하는데 말이다.
우리 멍뭉이도 중년을 넘어서서 이제 
세상 많은 견종들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점심때는 큰아이 오래 해서 콩국수를 말아 먹었다.
참 편한 세상이다.
콩물 사다가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하고
국수만 삶아서 오이 채썰어 놓고
얼음 몇개 동동 넣어 먹으면 시원한
식당에서 파는 콩국수가 된다.
예전에는 콩 불려 삶아 갈아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라면하고 다를 바가 없다.
정성이 덜 들어가선지 예전처럼 맛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끼 먹을만은 하다
 
지난 금요일은 서울 친구가 여기 내려 올 일 있어서
주변에서 만나서 밥 먹고 집에 오기로 했었는데
친구가 욕실에서 넘어지다가 꼬리뼈를 부딪혀서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데 통증이 많이 있어
못 내려왔다.
참 많이 아쉬웠다.
친구...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다음에 꼭 보자 했다.
이제 얼굴 보며 살자 했다.
그 친구 동생도 언니도 이 도시에 살아서 
다시 내려올 일 있으면 꼭 보자 했다.
뜬금없는 친구의 말...
내가 자기한테 돈을 빌려줬단다.
나는 기억도 없는데? 했더니
아니라고 빌린 것 같다고 자기는 기억한다고..
내가 착해서 말도 못했던 것 아니냔다.
뭔 소리여. 내가 기억이 없는데
설령 빌려 줬다 한들 그때가 언제냐 머 별 걸 다 
이야기한다 했더니
아니 미안해서 안된다며... 그때 시세 생각해서 얼마를 보내주겠다 해서
허허허 웃었다.
다음에 만나면 밥 사~ 했다.
내가 커피 살게.. 했더니
맞는 밥 사주겠다고..ㅎ.ㅎ.ㅎ.
진짜로 나는 기억이 없는데..
내가 빌려주고 잊을 사람은 또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
무튼..
별것도 아닌 걸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친구다.
후딱 나아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생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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