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바다

그냥. . 2024. 8. 1. 21:59

 

여름 그 바다

여름 바다는 강렬하다.

더 뜨겁고 더 화끈하고 더 맹렬하다.

그래서 여름 바다가 좋다.

 

가족여행...

나에게는 멀기만 한 단어였다.

그냥 가슴 먹먹해지는 그런 말..

작은아이 군대 가기 전에 해남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었다.

그리고.... 오늘..

그때가 언제였는지... 

아마도 2015년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해

가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가끔 남편이랑 당일치기로 가까운 바닷가를 다녀오기는 했어도

물론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가는 그런 거는 종종 나갔었지만

가족여행은 우리 집은 좀 그랬다.

안 다녀봐서 모르는 그런 것..

초반에는 어른들 무섭고 눈치 보느라 못 다녔고,

나중에는 어머니 덕분에 생각도 안 했고,

그리고 그다음에는 애들이 바빠졌고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내가 비실이가 되었고..

코로나가 왔고... 아이들이 여전히 바빴다.

그러다 얼마 전에..

휴가 갈까..라는 말이 무의식 중에 나왔고..

그때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집에 있었다.

큰아이가 비번인 날로 남편과 작은아이는 휴가 중인 날을

맞춰 그 자리에서 예약을 하고도 사실 좀 믿기지가 않더라고..

우리가 진짜?라는 웃기지도 않는 생각..

예약을 했는데도 실감이 안 나~ 했더니

가는 거야 걱정하지 마~ 큰아이가 그랬었다.

그렇게 무슨 일이 생겨서 결국 못 가게 될 것만 같은 휴가를

다녀왔다.

바다 보고.. 점심 먹고.. 바다 또 잠깐 산책하고..

창 넓은 카페에 가서 바다 보며 커피 마시고...

펜션에 들어 가 조금 늘어져 있다가..

낙조 보겠다고 조금 이른 저녁을 아주아주 맛나게 먹고...

바다로 나갔는데 날이 너무 흐렸다.

좀 아쉬움이 남았지만 세 남자와 걷는 바다는

정말로 더 좋더라고..

여기다 멍뭉이도 함께였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

사실..

특별한 뭔가를 하기 위해서 떠나는 건 아니다.

그냥.. 낯선 도시 낯선 풍경 속에서 내 남편과 내 아이와

맛난 것 먹고 늘어져 쉬고.. 낯선 풍경들을 바라보며

일상을 이야기하고

걷는 거.. 쉬는 거 그거면 되는 거였던 거다.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은 좋은 추억이 너무 없는 것이 걸리더라..라는 말을

내가 좀 아팠을 때 했었던 것 같다.

이렇게 1년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랑

작은 휴가라도 함께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너무 편안하고 행복한 날이었다.

감사하다.

내게도 이런 날이 주워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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