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꽃을 닮았는데 더 아기자기하다.
꺾꽂이도 잘 되는 듯하다.
풀 뽑는다고 들어갔다가 가지 하나가 부러졌는데
그대로 꽂아 놨더니 그 대충 꽂아 놓은 가지에서 꽃이
피었었다. 어찌나 대견하던지..
그런데 그 아이를 또다시 밟아 부러뜨렸다는...ㅠ.ㅠ
풀을 뽑지 말고 풀과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어쩌는지..
어찌 되었건 요즘은 모기 때문에 풀과 꽃들이 공생을 하고 있다.
아침이고 저녁이고 모기 천국이라 어느만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으로 감상하고 있다.
점심 때쯤 집에 도착했다.
남편이랑 같이 집을 24시간 이상 비우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멍뭉이가 집에 오고서부터는 어떤 식으로든
그게 안되면 큰아이라도 집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멍뭉이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살게 되는 걸까 봐서..
어쨌건 빈 집은 아니었다. 어머니가 계셨으므로..
늘 머릿속에서 멍뭉이가 떠나지는 않았다.
어쩌다 보이는 견종을 보면 우리 멍뭉이가 생각났고..
잘 있을까. 시시 때때로 궁금했다.
홈캠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박 2일 집 비우면서 이렇게 그럴 일인가 싶었다.
첫 번째 걱정은 멍뭉이었고
두 번째 걱정은 화분이었다.
삼복더위였으니까..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늘어지는 아이들이 있었으므로..
그래서..
천일홍 화분에는 흙을 더 채웠고
밀레니엄벨은 더 큰 화분으로 이사를 시켰다.
전날 늦은 오후에 흠뻑 물을 주고...
당일날 아침에 한 번 더 줄까.. 하다가
또 물에 채 할까 싶어서 또 흐리기도 하고 해서
다녀왔다.
맨 먼저 차가 마당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니
멍뭉이가 소파에서 고개를 쑤욱 내밀며 살피는 게 보인다.
저 작은 것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보이는 순간..
남편이 먼저 가서 현관문을 여는 순간 쏜살 같이 날아와
어린아이처럼 보채는 멍뭉이...
아이고 그래 날도 더운데 기다리느라 고생했다며
쓰다듬어 주고 안아서 집안에 들어왔는데도 열심히 따라다닌다.
나 없이면 밥도 잘 안 먹는 아이라..
그래도 기분 좋으라고 멍뭉이 집 안이고 소파 쿠션 아래랑
식탁 의자 아래쪽이며 여기저기 숨겨 놓은 간식들이
그대로 있으면... 이건 아닌데 싶었는데 다행히도
간식은 다 찾아 먹었네.
다행이야..
그걸 한꺼번에 찾아 먹었든 나누어서 찾아 먹었던
그렇게 완전 얼음이 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건 아니라는
거니 다행이다 싶었다.
밥은 어제 아침에 먹이고 새로 담아 준 거는 아예 손도 안 댔더라고..
멍뭉이가 그래도 어렸을 때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기는 하다.
기다리면 머지않아 곧 돌아온다는 걸 알고는 있는 모양이다.
그래야지..
너랑 같이 움직일 수 없을 때가 가끔 있어.
숙소는 어떻게든 구하겠는데
먹는 게 문제라 그래... 미안하지만 우리 서로 이해하며 살자고
말 통하면 이야기하고 싶다.
새벽에 남편이랑 바닷가를 걸었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터지는 줄도 모르고 좋다고 걸었다.
이른 아침에는 갈매기들도 모래사장에 무리 지어 쉬는지 자는지
모여 있는 게 참 신기했다.
바다는 늘 정답이다.
일렁이는 파도가 있는 바다가 나는 너무 좋다.
어제는 낙조를 보고 싶었는데 날이 흐려서 그러지 못해
좀 아쉬웠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 여행이 더 기대되는 거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그 어느 날을 기대한다. 지금부터..
'지나간날들 > 괜찮은 오늘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장 위에 고양이 (0) | 2024.08.04 |
---|---|
바람 한 자락 없는 날.. (0) | 2024.08.03 |
바다 (0) | 2024.08.01 |
덥다 (1) | 2024.07.31 |
콩국수 (0) | 2024.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