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노을도 이쁜 날

그냥. . 2024. 8. 8. 21:50

 

저녁을 후딱 먹고

개수대에 그릇들 대충 몰아넣어두고 멍뭉아 산책 가자 했다.

날도 흐리고

낮에 소나기가 잠깐 지나갔다고 바람이 살랑살랑

산책 가기 좋은 날 같았기 때문에 서둘렀다.

요 며칠 더위 탓에 산책다운 산책을 못해서 답답한 건

멍뭉이뿐만이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며

나서는 길 

흐려서 그런지 왠지 빨리 어둠이 내릴 것 같은 거야.

확실히 멍뭉이가 더위에 예민해

오늘은 초반부터 뛰기 시작하더라고 

여름엔 특히 사람이 없어 

간혹 부부끼리 산책하시는 분들 있기는 한데 

좀 스산해.

그래서 살짝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천변 풀숲에는 이 날씨에 

모기도 엄청 많을 텐데 낚시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거

일부러 폰으로 음악도 크게 틀고...

종종 통화를 하면서 걷기도 하지..

그건 말이야. 그냥.. 한산한 천변의 스산한 기분을

날려 버리기 위함이야..

물도 잘 먹고, 잘도 뛰는 멍뭉이..

순둥이는 순둥이를 알아 보나 봐

우리 멍뭉이 겁쟁이에 소심이에 사람만 좋아라 하는데

지난번에 만난 순딩이 착한 멍뭉이에 관심이 많더라고..

냄새 맞고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가고...

그때도 그러더니 오늘도 그러는 거야..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

그 아이도 그 아이 보호자부부도 엄청 순둥해 보이는...

살 빼야겠어요. 강아지.. 남자분에 말씀하시네

좀 통통하죠? 내가 말하고...

허리도 없고... 남자분이 말씀하시고

목도 없어요~ 내가 말했다.

통통하기는 하네... 여자분이 말씀하시고..

네.. 간식 좋아해요.. 내가 말하고..

간식 많이 좋아하나 보네요. 여자 보호자가 말했고..

네~ 고구마 말린 것 환장해요. 내가 말했더니

고구마 살찌는데... 먹이지 말아요.. 하는데..

고구마 엄청 좋아해서.. 가을에 많이 말려서 

일 년 내내 먹여요~ 했더니..

치아에도 안 좋고.. 살도 찌고 고구마 안 좋은데

닭가슴살 먹이지 그래요.. 여자분이 말했고..

닭고기도 말려 먹이죠.. 간식 좋아해요.

우리 아이는 사료 좋아하는데... 여자분이 말하며

고구마는 이빨에도 안 좋아요. 스케일링했어요? 하시기에

안 그래도 병원 검진받을 때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아직은 괜찮다 하시더라고요..

나이 먹을수록 살이 더 찌네요~

그래도 산책 엄청 많이 해요~ 요즘은 더워서 그렇지

평균 한 시간 이상은 해요~ 했더니

운동 많이 하네요. 나이 먹으면 살이 찌기는 하더라며 그래도 고구마는... 하시기에...

제가 빼빼로라서 얘는 좀 통통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하며 웃었더니

아하.. 대리만족? 하시며 두 분이서 웃는다. ㅎㅎ.ㅎ.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우리 멍뭉이가 퉁퉁한지.

남들이 그런다 퉁퉁하다고~ 

털이거든요.. 근육이에요~ 하는데  

사실 근육이 많다.

의사 선생님이 우리 멍뭉이 뒷다리 보고

우와 튼실하네.. 하셨었다.

 산책 많이 하느냐며..

삐삐 마른 거보다 통통한 게 귀엽잖아.

관절에 무리 갈 정도만 아니면...

나는 사실 음료수 캔도 뚱캔을 좋아한다. 

왜?

귀여우니까.. 

노을도 이쁜 날..

우리 멍뭉이가 뚱뚱이라는 걸 인정해야 했던 날..

멍뭉아 어쩌까? 오늘부터 다이어트 좀 할까?

다이어트는 무슨~

시원하다고 신이 나서 질주하시더니 

돌아오는 길의 절반의 가마타고 오셨다는~

저도 덥고 나도 더운 가마는.... 왜 자꾸 타고 싶어 하는지...

가끔... 날 더운데 산책을? 멍뭉이 학대 하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느껴질 때면...

내가 원한게 아니고... 얘가 원하는 거라는 시선을

강렬하게 쏟아 붙이는데...

아... 나도 가마꾼 역할 하기 싫거든..

니 체온에 내 체온까지

땀띠 날 정도니까 8월은 진짜 조금만 움직이자~ 알았지 멍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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