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가을은 바람으로 ~

그냥. . 2024. 8. 22. 22:31

읍사무도소 작은 도서관 올라가는 길에 내 걸린 시

 

집안은 찜통인데 마당에 바람은 제법 시원했다.

우와 바람 좋다..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오는 기분 좋은 바람..

그래 가을은 이렇게 바람으로 오고 있는 거야.

 그리고 지금 저 창밖에서 들리는 귀뚜리 소리로 오는 거지

 

심야전기온수기가 에러가 떴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운동 가서 오전에 씻고 자기 전에 씻고 하는데

아무래도 온수 쓰는 양이 적다 보니 몰랐던 것 같다.

물이 좀 많이 찬데... 싶었던 던 밤 다음 날 아침

어젯밤에 온수 나오디? 하는 남편에게

그래 맞아 물이 좀 차다 싶었는데 말한다 하고 잊고 있었네 했다.

다행히 서비스 부르니 오전에 일찍 오신다 한다.

남편 출근하고.. 오늘은 운동은 안 가도 되겠다 싶어서..~

오늘은 못 가겠네가 아니라

안 가도 되겠다.. 싶은.. 그렇게 핑계 댈 거리를 찾고 있었나 보다 나는..

멍뭉이 미용을 시켰다.

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리는데..

사실 그다지 오래 걸릴 일은 아닌데

멍뭉이가 다리하고 얼굴에 미용기가 닿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달래 가며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일찍 끝났다.

그만치 더위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구나..

하고 인정한 것인지 빨리 끝나니 나도 좋고 멍뭉이도 좋고....

씻기려고 욕실 들어가서야 깨달은 생각.. 아........... 온수 안 나오지..

가끔 나는 내 머리가 심히 걱정스럽다...

잠깐 자책하고 드라이기로 잔 털 털어내고 내놓으니

목욕 안 해도 된다고? 싶은지 잠깐 멈칫하던 멍뭉이 신이 나서

뛰어다닌다~

목욕을 싫어한다기보다는 말리는 과정을 더 싫어한다.

아마도 드라이기 소리 때문 아닌가 싶긴 하다.

서비스맨 오셔서  이것저것 둘러보시더니..

번개 영향인 듯하다고..

아............ 그렇구나..

며칠 전 천둥 번개 때문에 우리 집은 16년 된 텔레비전이 사망했고,

보일러 고치는 데에는 오만 원이 들었다.

오늘 동네 모임 가서 물어보니..

이웃집 언니네는 보일러 고장 나고 텔레비전 고장 나고 에어컨도 고장 났다고..

그리고 뒷집은 에어컨이 나갔다고..

옆옆집은 시시티브이 고장 나고 티브이 나가고 보일러도 나갔다고..

말 들어 보니 그냥 지나 간 집 보다 망가지고 수리받은 집이 많았다는..

그러고 보면 우리 집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2009년도에 구입한 티브이 한대랑.. 갸도 번개 안 먹었으면 

한참은 더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쓰는 동안 단 한 번도 고장이 없었다.

그리고.. 2014년도에 설치한 온수기.. 수리비 오만 원..

그 정도면 양호한 거다.

뒷집 공장은 모니터가 네 대나 나가고..

인터넷도 안되고 그랬다는데 말이다.

자연재해가 무섭기는 하다.

파바바바방 팡 한 방 길어야 1분 남짓? 

그 요란한 굉음과 번쩍임으로 이 지역 일대의 많은 

전기제품에 사망선고를 내렸으니 말이다.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사소한가 느끼지는 날이었다.

그나저나 마당에 한가로이 산책하는 바람 

집안으로 불러 들일 방법이 없을까?

밖은 그렇게도 시원하더구먼 집안은 이렇게도 후텁지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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