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뭘까?
취미가 뭐예요? 하고 어렸을 때 누군가 물으면
저는 책 읽는 것 좋아해요.. 대답했었다.
물론 책을 좋아하기도 했었지만 책 좋아한다고 말하는 내가
뭔가 좀 있어 보이기도 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지금에야 든다.
나는 그 시절에 독서는 그냥 일상이었고 그때도 손으로 뭔가
하는 걸 즐겨했던 것 같다.
십자수라던가 종이꽃 접기라든가 비즈공예라던가 홈패션이라던가..
늘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는 취미는 독서는 오디오 북 듣기로 바뀌었고...
나이 먹으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있어서 쉽지가 않더라고 독서에 집중하기가..
그리고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쭈우욱 꾸준히 즐겨하는 것은 뜨개질이다.
이건 그냥 취미가 아니라 일상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나..
봉틀이는 필요할 때만 잡는다.
우리 집 봉틀이는 저렴한 데다가 나만큼 연약해서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충 해도 좋은 필요할 때만 잡으니 그건 취미가 아니라
그냥 바느질 같은 것..
그리고.. 한 달전쯤 내가 열을 내어하고 있는 것은 그림공부?
색칠공부?
유화 그리기이다.
그림에는 단 1의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내가 그림에 관심을 가졌던 건
몇 년 전 뜨개질에서 좀 벗어나면 어떨까.. 싶어서였는데 그때는
생각만 하고 시도하지 않았다.
사실 이렇게 번호색대로 칠하기만 하는 유화가 있는 줄은 몰랐다.
밑그림이 그려진 그림책에 색연필로 곱게 칠하는.. 그런 류의 것은
어디선가 봐서 그거나 해 볼까 했었던 거지..
그러다 동네에 놀라갔다가 멋지게 그려진 유화를 보고 그림 잘 그린다고
감탄하는 내게
저거... 색칠 공부나 마찬가지예요~ 하던...
유레카!!라고 외쳤냐고?
아니.. 그러고도 나는 그림에는 소질이 없으니.. 하고 자신이 없었지.
그러다 뜨개질에 미쳐있는 나를 좀 구원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찾아
저렴한 것으로 구입했다.
3+1이라는 것으로..
그렇게 주문해서 하루에 두 어지간 씩..
김장하느라 엄마네 갔던 날만 빼고 캠버스 세 개를 완성했고,
제일 어렵고 복잡하고 섬세해 보이는 마지막 캠버스에 색이 입혀지고 있다.
잘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재미있다.
오디오 북에도 집중하게 하고.. 그래서 어렵거나 취향이 아니어서
포기했던 것도 몇 개 들었다.
물론 어려워서 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매 한 가지이지만
완청 했다는 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마음 내킬 때 한 번 더 들으면 지금보다는 내가 이해하는 폭이
어느 만큼은 더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도 한다.
나는 취미 많은 사람이 좋다.
어쨌건 자기 안에서 자존감을 찾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자존감을 밖에서가 아닌 안에서 찾은 사람은 그만큼
더 단단한 자신의 중심이 새워질 거라는 뭐 그런 마음?
나는 그다지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뒷집 애엄마를 보면 참 나보다 손으로 하는 건 더 많이 좋아하고
성격도 좋다는 것..
뭐든 열심히 한다는 것..
그이가 늘 당당해 보이는 것은
자신 안에서 굳건한 자존감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덕분에 나도 취미 하나가 늘었다.
내 올해 새롭게 시작한 취미는 유화 색칠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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