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시끄러운데 밤하늘은 고요만 하다.
슬그머니 나와 노트북 앞에 앉았는데
드르렁 꿈 노래를 부르던 멍뭉이 타닥타닥 타닥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미치 빗소리 같다
잠 오고야 말겠다는
저 의지.. 저 의지로만 살자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멍뭉이..
한 일주일쯤 된 것 같다.
남편 줄까 아들 줄까? 하며 뜨기 시작했던..
어느 날은 바빠서.. 어느 날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빠진 날도 있기는 하지만 열심히 떴는데
밑으로 십여 센티 그리고 소매만 마무리하면 되는데
아무리 봐도 남자 사이즈는 아닌 것이다.
왜 이렇게까지 떠 놓고서야 깨닫게 되는지
내 눈이 말 그대로 얼어붙은 동태눈이던지
옷을 그렇게도 많이 떠 봤다 하면서 남편 옷만 뜨려 하면
이렇게 치수 문제로 헤매기 일쑤인지
나도 모를 일이다.
아닌 것 같아서..
내 옷으로 전환할까.. 하다가.. 그러기에는
나는 작고 겨드랑이 부분은 또
너무 길게 떠져서....
다시 시작했다.
이렇게 된 원흉은.. 게으름.. 내지는 귀찮음..
게이지를 확실히 내지 않을 까닭..
바늘치수가 같으니 뭐 괜찮겠지 하고 시작한.. 내 잘못..
ㅎ...
열심히 일주일 뜨면 원상 복귀하겠지만
이런 시간 낭비는 정말 아닌 것 같다.
가끔 알고도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나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반복하며 살까?
쉬어 가는 김에 스카프나 하나 떠서 언니 보내줄까... 하다가..
이런.. 문어발식 뜨개의 시작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커튼도 뜨다 말았는데 말이다.
오늘 밤도 별 달이 예쁘게 떴었다. 초저녁에..
한참이나 올려다봤는데
별과 달은 쨍하니 추운 이 겨울에 더 아름답게 빛나는 이유는 뭘까?
내일 아침에는 일찍 큰아이 집에 가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든 어른이든 되기는 틀렸다.
밤은 깊어 가는 줄 모르고
날은 새는 줄을 모르니 원..ㅠ.ㅠ
그래도 일찌감치 누워 봐야겠다. 잠이 오는지 어쩌는지..
보험 설계를 다시 했다.
물론 다시 할 수 없는 것들 몇 개는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지만..
몇 가지는 새로 했다.
뭔가 든든하다.
그냥 남편이 가입한 데로 가지고 있었는데
뭔가 좀 그러기도 했고 간병인 보험들 들어 두어야 할 것 같고 해서..
남편 것도 손을 좀 보고..
좋은 분을 만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물론 아들이 소개해줬다.
아들이 직업 바꾸면서 보장보험 강화하면서 알게 된 분인데
작은 아이 보험도 한 번 살펴 달라고 하고 싶은데 아들 넘이 바쁘다..
문득 드는 생각..
내 말 선생은 남편이다.
말재주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려야 없는 내가
농담이라고 가끔 내 어 놓을 수 있는 이유는
남편의 실없는 말들 때문이다.
그 말들이 그렇게도 싫고 신뢰성 1도 없는 사람 만든다고
타박하며 살았었는데
원래 그런 사람 원래 그런 말투가..
어쩌다 보니 내 말 선생이 되었다.
가볍게 주고받는 말들이 퍽퍽한 삶에 한줄기 바람이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은 지 오래되지 않은 나는 참..
퍽퍽하게도 살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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