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오랜만에

그냥. . 2025. 1. 24. 23:43

정말 오랜만에 노트북 앞에 앉았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뭔가 귀찮았다.

골방이 너무 춥다는 걸 이제야 제대로 인지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독감 된통 앓고 나니 열 며칠이 지나가 있었다.

날마다 들어가 앉아 난로가 나를 따듯하게

감싸 줄 때까지의 그 시간을 견디며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일은 일상이었는데

일상은 작은 변화에도 금방이라도 깨질 수 있는 것이었던 거다.

감기에 감기 후유증으로 따라붙은 소화 불량에..

이제 좀 살만하니 

추운데 들어가 앉아야 하는 일이 망설여지는 건

노트북 아니어도..

그 추운 골방 아니어도 일기는 어디서든 얼마든 쓸 수 있다는 것

조금을 불편함만 감당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오늘은..

모두 잠든 고요한 밤 식탁에 앉아

그동안 잠만 자고 있던 노트북을 깨웠다.

얘도 나 아니면 엄청 심심할거야.

하루고 이틀이고 잠만 자다가 내가 흔들어 깨워서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키보드 툭탁 거리며

마음이나 몇 자락 내려놓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도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노트북... 이 노트북..

나는 참 좋다.

4~5년쯤 된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내 말을 가장 잘 들어준다.

들어주는 

내려놓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큰 위안이고 힘이 되는지..

저는 몰라도 

나는 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낮에는 혼자 앉아 있어도 들리지 않던 소리가

고요한 이 시간에는 제법 크게도 들린다.

있으면서도 없는..

내 귀에 이명 같다.

너무 오래되어서 익숙하지만

절대 친해질 수 없는..

불편하지만 

나름 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늘 있지만

가끔 잊히기도 하는...

사라지길 바라지만

사라진다면 허전할 것도 같은 이명.

가둘 것처럼 요란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더불어 살아보자고 손 내미는 것 같은

이명..

ㅎ...

냉장고 소리는 멈췄는데

내 귀에 소리는 여전하네

그래 그게 바로 이명이지.

그렇지만 나는 네가 그렇게 

뭐 아주 많이 불편하거나

성가시거나 그러지는 않아.

정들었나 봐.

쓰잘 데 하나 없는 정..ㅎ.ㅎ.ㅎ

'2025(오늘도 좋은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이 늦었다.  (0) 2025.01.26
선물..  (0) 2025.01.25
펄펄  (0) 2025.01.22
종일  (0) 2025.01.20
날이 추워  (0) 202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