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 지원금으로 받은 카드로
지갑을 든든하게 채우고
전통시장으로 장을 보러 갔다.
명절 전 마지막 장날이라 제법 분주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 사람이 많더라고..
콩나물시루 같다는 말..
서울 전철역 출퇴근 시간 같은 풍경이
여기 시골 작은 전통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시장 상인이나 장 보러 나온 사람이나 가벼워 보이는 것은
역시 재난지원금 덕분이겠지.
시장에서 한차례 골라 담아 차에 모셔두고
인근 마트에 갔는데..우와..
카트와 카트가 부딪혀 지나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고..
한창 장을 보고 있는데
남편 지인 분이 김치를 담았는데 몇 포기 집에 가져다 놓으셨다고..
흐미 좋은 거..
안 그래도 김치 때문에 쫌 고민이 되기는 했었었다.
새로 담그자니.. 맛도 보장할 자신도 없고..
아직 몸상태가 정상이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김치 선물이라니..
이 나이 먹어서도 제일 좋아하는 선물은 김치다. ㅎ..
울 엄마가 늘 선물처럼 안겨 주셨는데..
지금은 언니네 가 계신다.
어깨가 많이 불편하면 시술을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제법 좋아지셔서 봄에나 다시 한번 보자 했다 하니
정말 다행이다.
엄마는 오늘 언니랑 영화를 보셨다 한다.
무슨 영화 봤어? 물으니 잘 모르시기는 했는데 봤단다.
영화관도 가시고... 했더니
오랜만에 갔다고 언젠가 간 적이 있다 한다.
아마 그것도 언니가 모시고 간 것 같다.
나는 엄마랑 영화 보러 간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명절 같지도 않다..
그냥 좀 귀찮고 부담스러운 행사가 앞에 있다는 생각이 들 뿐..
차례 안 지내는 집도 많다더만
우리 집은 그런 생각조차 아직 안 하고 있다.
다 저녁때는 큰 아이가 불쑥 들어오더니
엄마 도넛 사 왔어.~ 한다.
잉! 웬 도넛 했더니
맛있어. 엄마 먹어. 하더니
약속 있다며 바로 간다.
자꾸 이런 거 사 와~ 했더니
몰라 나도 몇 번 괜찮다고 해도 자꾸 사 오네.... 하는 걸 보니
아들 여자 친구가 보낸 모양이다.
우왕~ 이뻐서 어찌 먹어
나 스스로는 사 먹을 일 없을 것 같은..
어디서 파는지도 잘 모르는
이렇게 보기도 예쁜데 맛까지 좋은 것들을
보내 주니 그 마음이 참 예쁘다.
아껴 먹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