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펑 쏟아지는 날
나 아침밥 먹고 나니
따라다니며 낑낑 거리길래
그래 니가 엊저녁에 밥을 많이 안 먹었지.. 싶어
밥상 차려주니 이쁘게도 앉아 드시고 계신다.
미용하는 시기를 놓쳐서...
예쁘게 전문가에게 맡기면 언제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마는
멍뭉이 전담 미용사는 만 8년 몇 개월째 초보
엄마미용사이니
미용한 채로 명절에 손님맞이를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털뭉치가 되었다.
솎음 가위로 잘라주고 부분미용을 해 주고 있지만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까칠한 건 멍뭉이뿐이 아니다.
김 그냥 여사도 까칠이다.
염색도 해야 하고 커트도 좀 했어야 하는데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몸뚱이 눈치 보느라 미용실을 못 갔다.
별 일 있어도 명절 전에는 미용실에 다녀오는데 말이다.
까칠해 보인다는 말 듣기 싫어서였는데
이번은 어쩔 수 없다.
머리카락은 지저분하게 길었고, 새치는 정수리부터 하얗게
오늘 내리는 눈처럼 들여다 보이겠지.
뭐 어때!
이모습이 난데..
다음번에 더 건강해져서 손님들 보면 더 좋지 뭐~
눈이 많이 내렸다.
소파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면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주방에서 일을 하면서 틈틈이 곁눈질로 내다본 마당은
눈 눈 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저 눈이 다 쌓이면 어쩌나 싶었지만
날이 그다지 많이 춥지 않은 관계로 내리는 대로 대부분 녹았다.
큰아이 출근했는데 오늘 같은 날은 오히려 일이 더 없었으면 좋겠다.
다들 조심하겠지
눈이 저렇게 많이 내리는데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 같다.
근데 이미 차는 하얀 눈 속에 파 묻혔고..
밤새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나와 있으니...
꽁꽁 얼겠구나 싶다.
명절 준비를 하면서 이젠 부담감은 떨쳐 버린 듯하다.
할 일은 제법 많지만 그래도 할만하다.
묵 끓이고, 갈비 양념해 놓고..
전 부칠 재료들 손질해 놓고..
세탁기 돌리고
아들 운동화 빨아놓고..
멍뭉이 씻기고...
틈틈이 뜨개질하고..
남편은 뜨개질 많이 한다고 뭐라 하는데
나는 뜨개질이 휴식이고
뜨개질이 쉼이다.
지친다 싶을 정도로 하지 않는데
남편 보기에는 아닌 모양이다.
재미있다.
어제부터 모헤어 한 가닥으로 카디건을 뜨고 있는데
얇고 가볍고 보드랍고...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색으로는 스웨터를 하나 더 떠 볼 생각이다.
내일은 큰아이 퇴근해서 오면 소고기 구워 먹으려고
좋은 것으로 사다 놨다.
이것도 재난 지원금 받는 카드로다가 크게 썼다. ㅎ..
아침 아홉 시 조금 넘어서 고산까지 갔는데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여유 부리고 갔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참이나
서성였어야 할 것 같다.
눈이 이쁘게도 내리더라고..
쌓이지 않고 내리는 눈도 좋네..
내리는 대로 쌓이면.. 물론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고립.. 맞아 그런 고립도 괜찮지 싶었던 적 있었지만
지금은 움직여야 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쌓이지 않고 내리는 눈도 좋은 것 같다.
좀 피곤하기는 하다.
일찍 씻고 자야지 싶다.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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