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한의원 다녀왔다.

그냥. . 2025. 2. 20. 23:57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투명해 보여서 

뒤집어 보지 않아도 보이는 비닐 가방 같은

먼저 다가와 주고

먼저 선입견 없이 대해 주었던..

너희가 인생을 뭐 알아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맘고생 하나는 둘이 핑퐁 하면 좋을 만큼

너나 나나였던...

그래서 겉보다는 속이 더 많이 상한..

물론 겉도 똑같이 수숫대 같은...

그런 사람..

그렇게 속 끓이고 살았는데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신기한..

난 나는.. 많이 뒤틀려 있는데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그냥 좋았다.

비슷해서 좋았고,

색안경 끼지 않고 그냥 너는 나보다 더 고생했네....

말해주어서 고맙고..

언니는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았어요... 하며

소름 돋아가며 옛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지난 늦은 겨울 

직접 만든 생강차를 선물했었다.

고마워서 어찌할 줄 모르시더라고..

받아 본 적이 많이 없어서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무슨 말이냐고.. 언니가 내게 준 위로가 얼만데..

따듯하게 드시고 감기 안 걸리면 좋죠~ 했었다.

그 말이 참 걸리더라고...받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그 말..

늘 퍼주는 거 좋아하고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뒤로 빠지지 못하는 것 또한

나랑 닮은...

어쩌다 보니 주먹만 한 또 한병의 생강차가 가고...

지난 요가 시간에 아파서 결석하셔서..

아프지 말라고 내게는 흔하디 흔한 떠 놓은 목도리 하나 

가져다 드렸다..

언니 따듯하게 하고 다니시고 아프지 마시라고..

지난번에 드리고 싶었는데 부담스러워하실까 봐... 

했다.

그냥.. 마음 편한 언니다.

비슷한 가시밭을 걸어 나는 상처 투성이가 되어

온몸에 두꺼운 갑옷을 두르고 있는데

언니는 상처 투성이었을 텐데도 여전히 부드럽고 

가벼운 옷을 입고선 세상 바람을 즐기고 계시는 듯해서

한편 많이 부럽다.

나도... 연륜이 조금 더 생기면 그런 여유 생길까?

타고난 기질 때문인가...

여유로운 마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이어야지.

 

한의원에 또 갔다.

12월에 거금을 주고 보약을 먹었는데

독감 걸려 2주 만에 도로아미 만들어 버리고..

다시 한번 믿어보자며 가서 

진맥 하고.. 어쩌고 저쩌고.. 침 맞고..

보약은 안 된단다. 몸이 받아 줄 힘이 안된다고..

고질적인 것 치료부터 해 보자고..ㅎ..

침도 맞고..

등에 사혈도 했다.

봄이 오기 전에 거름 빵빵하게 주어야지..

나도 봄을 내 봄처럼 만끽하고 싶으니까.....

'2025(오늘도 좋은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밤에 내린 눈  (0) 2025.02.22
폰을 바꿨다.  (0) 2025.02.21
춥다  (0) 2025.02.19
쉽게 쉽게..  (0) 2025.02.18
점심을 먹고  (0)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