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쉽게 쉽게..

그냥. . 2025. 2. 18. 21:42

 

지난해 여름이었던 것 같다.

이웃에서 꺾꽂이 잘 된다며 꺾어 준 란타나

심어서 가을쯤 꽃을 몇 송이 봤었다.

꽃 피우고 며칠 뒤~ 분양해 준 이웃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추위에 약하다 해서...

거실에 들였는데 지난 1월 꽃망울이 보이더라고..

그래도 겨울이라 기대도 안 했었다.

꽃망울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 걸 몇 번 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꽃을 피우더라고...

짧게 곱게 피었다가

우수수 떨어지고 말았지만 

이 한 겨울에 피워준 이 아이가 얼마나 대견하고 예쁘던지...

오늘은 일기를 쓰면서 어떤 사진을 넣나... 찾다가 

한 달전쯤 찍은 이 사진이 눈에 들어오네...

사진이 귀하기는 하다.

나가면 춥고... 

안에는 별거 없고..

멍뭉이는 못생김이 흘러넘치고...~

ㅎ..

산책 나갔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햇살은 방글방글인데

바람엔 칼이 숨어있다.

굳이 천변까지 나가시겠다는데

말릴 수도 없고..

진짜로? 진짜 그쪽으로 간다고야~ 

아무리 춥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말릴 수 없는 멍뭉이

너는 땅에 붙어 다녀 이 바람을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나는 얼어 죽는다 죽어..

이 바람에 무슨 산책이야~ 

투덜거리며 따라가는 수밖에..

멋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거... 멍뭉이 학대 아니냐 신고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오로지나 혼자만의 생각이고

멍뭉이는 그거에는 관심조차 없으시다.

내가 짜 준 니트에 털 옷까지 겹쳐 입어

춥지 않으신 모양이다.

뛰고 또 뛰고..

온몸으로 느껴지는 겨울바람에 어깨는 굽고

등은 휘는데 

멍뭉이는 좋다 한다.

사람하나..

물새 하나 보이지 않는 바람 부는 겨울 천변.ㅎ...

가다가 가다가 저도 아니다 싶었는지 망설이는 게 살짝궁

보이더라고..

이 때다 싶어 뒤로 가자 우두두두 몰아붙이는 시늉을 해도

후다다닥 되돌아 전진에 전진을 감행하시더라고..

그래 이래도 앞으로 가는지 보자 싶어 안아 올려 서른 발자국쯤

걷다가 내려놓으니...

그렇지 이 정도는 해야 내가 집으로 가는 길을 허락하지~라는 듯

집으로 총총총 걷는다. 히유......

진작에 안아서 방향을 돌릴걸... 하는..

9년을 넘게 살았어도 내가 아직 너를 잘 모르는구나 싶다...

 

뜨개 하나 마무리하고

새로 시작했는데....

뜨다 보니 실이 부족할 것 같아 주문하려고 보니 품절이다..

아까운 생각 없이 후두두두둑 풀어 감아 놓고..

그래 있는 실 다 떠놓고 찾아봤더라면 아까웠겠지만

겨우 한나절 만들어 놓은 거니.. 풀어도 별거 없다.

일상 다반사 아닌가..

뜨고 풀고 하는 것...

뭘 뜰까.... 싶다.

모헤어를 합사 하자니 봄 옷은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고...

내려놓자니... 뭉치로 감겨있는 실이 좀 걸리고...

내년쯤에 다시 판매할지도 모르기는 하지만..

실도 그때그때 색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생겨서..

그렇지만 크게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

너프가 달려있고... 모헤어를 살짝 합사해서 뜬다면

어느 정도 이색이 난다 해도 문제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럼 다른 실을 잡아볼까?
생각을 조금 더 해 봐야겠다.

가지고 있는 실은 많고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뜨고 싶은 것들은 수도 없다.

그나저나...

예전에는 말 그대로 도안이라는 게 흔치 않아서 뜨개방 가야만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나 혼자서도 제법 맨땅에 헤딩하듯 만들어 냈었는데

요즘엔 흔한 게 도안이고 책이고 영상이고 보니...

뭔가 새로 시작하려 하면 머릿속이 멍하다.

아무 생각이 없어.

뭔가 제시해 주고 몇 코로 시작하세요.

무늬는 이렇게 하시고요~ 해야만 시작이 쉽고

안심이 되니... 내 능력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만들어 내는 속도나 디테일한 부분의 기술이 좀 늘었을 뿐...

티브이가 바보상자라더니

도안이나 영상이 나를 바보로 만드는 것 같은 느낌..

그렇지만 그만큼 실패할 확률은 적어지고

다양한 옷들이 만들어 지기는 하지..

그래도.. 내 혼자

내 능력으로만 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난.. 엑셀도 잘 못하고...

내 컴엔 도안 만드는 프로그램도 안 깔려있고.......

머리 아프게 뭐 하러 그것까지.. 싶기도 하다.

그냥.. 편한 게 좋은 거라고 널려 있는 게 

뜨개 가르쳐 주는 영상인데 뭐 그렇게까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뒷걸음질 치는 건 기분이 좋지는 않아.

그렇다고 엑셀프로그램을 설치하기엔 비용도 만만찮고..

그거 하고 연결된 도안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

그렇다.

뭐. 그렇다고...

하긴..

요즘엔 복잡 무늬의 패턴은 피하고 있기는 하다.

두통과 씨름하는 일이 많다 보니

머리에게 뭔가 집중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서 어기도 하고

속도전에 재미 붙였다. 내가...

그래 쉽게 쉽게 가는 것도 방법이지..

어렵게 인생 살았으니 뜨개질이나 쉽게 쉽게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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