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엄마의 봄

그냥. . 2025. 4. 13. 22:45

지천에 노란 민들레가 한창인데 하얀민들레는 찾아야 보인다.

비하고 맞바꾼 계절이다.

그렇게도 비가 고팠던 어제는 봄이었는데

촉촉이 내린 비가 데려 온 바람은 

세상의 봄을 움츠려 들게 했다.

그럼에도 비는 반갑고 또 반가웠다.

엄마 말대로 제대로 약비였다.

좀 추워 망설이기는 하겠지만

목말라 있던 세상을 충분히 적셔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엄마네 다녀왔다.

지난 번에 처마에 매달아 주고 왔다 조류퇴치용 

바람개비가 

바람의 장난에 몇개가 떨어졌다고 해서 튼튼한 줄을 가지고 가서

다시 달았다.

뱅글뱅글 반짝이며 돌아가는 모빌 같은 바람개비가 있으니

제비가 몇 번 왔다 갔다 하다가 말았다 한다.

해년마다 집 지으러 오는 이유는 뭘까

제대로 집을 짓지도 못했으면서..

결국은 엄마의 소유권을 인정해야 하면서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으면서도 왜 제비는 봄이면 늘 그렇게 

찾아드는지 이상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시골집 처마에 제비집 하나쯤은 그냥 당연한 거였는데

요즘은 그것도 쉽지 않으니

제비도 사람처럼 제 집 같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동화처럼 아름답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제비랑 할머니랑 오순도순~ 그런 스토리이면 좋겠지만

제비는 염치를 모르고, 할머니는 그걸 관리할 여력이 없다.

그게 현실인 것이다.

말이 통해서 배변만이라도 다른 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지만 그것 또한 현실 불가능한 사람의 생각일 뿐이고...

그렇다.

주춤..

봄 비에 주춤

바람이 너무 차갑고 쎄다.

봄바람은 왜 그렇게 썽이 나 있는지 모르겠다.

부드러우면 좋겠구먼 말이다.

비 내리고도 추워지지 않으면 여름에 가깝다는 말이겠지.

아직 봄이니 비 내리면 추운 거야.

그럼에도 봄이 참 좋다. 봄이...

봄은 나무들이 있는 먼 산도 예쁘고,

차 창 밖으로 스치는 천변에 버드나무도 예쁘다.

참.. 벚꽃 많구나... 싶은 계절..

조금 있으면 참 이팝나무 많네.. 아카시아가 참 많아~ 그러겠지.

엄마가 해 주시는 밥을 먹고 왔다.

나가서 먹자 하니

집에서 먹자며 먹었다.

엄마는 밥은 잘 드신다. 다행이다.

간식을 안 좋아하시니 그런 것도 있지만 밥이라도 잘 드시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엄마네 텃밭은... 엄마를 도와 괭이와 삽으로 다듬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비난결 같이 꾸며 놓으셨다.

대단한 엄마다.

조금만 하라 해도 적당히 하라 해도

엄마의 봄은 젊은 나의 봄보다 분주하다.

 

봄바람이 차갑지만

내 아들의 마음은 포근했으면 좋겠다.

조급하게 마음 같지 않고

준비해서 괜찮은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의 성실함과 내 아이의 능력과

내 아이의 자존심을 제대로 평가 해 줄 그런 곳을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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