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까지 비가 내렸다.
아침에 잠깐 낮에 잠깐 우산을 들고
꽃밭을 들여다 보는 일 외에는 바깥에 나가지 않았다.
날도 선들 거렸고,
몸도 무거웠다.
친구들 만나고 온 여독이 이제야 쏟아지는 느낌..
그래 오늘처럼 흐리고 비 내리는 날 있어야
확실히 풀고 가지 싶은 마음과
이놈의 몸뚱이가 왜 이러지? 싶은 불안함..
그렇게 아침 먹고 뜨개질 두서너 줄 하다가 누워 폰 들여다 보고
잠깐 졸고,
점심 먹고 뜨개질하다가 뭔가 지치는 기분에 누워 폰 들여 보다가
잠깐 자고..
종일 들어 누워 꼼짝을 안 하니 남편이 또 아픈 거 아니냐며 걱정을 한다.
아니야. 날이 좀 춥네 나 멀쩡한데... 하며 일어나 앉았지만
금세 또 들어 누웠다.
날씨 탓인가.. 날씨 탓이겠지..
작은아이 전화가 왔다.
뭔가 쫌 어려웠다고..
마음에 안 차는 느낌이었단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오늘은 좀 푹 쉬라 했더니
할 게 많단다. 면접 본 다음에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그래도 쉬어 가면서 하라 했다.
면접 보러 갔는데 자기 마음에 뭔가 흡족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안타깝지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현실이다.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다 저녁때
비는 그쳤어도 바닥은 비에 젖어 고인 웅덩이마다
송홧가루가 떠 있는데
우리 집 멍뭉이는 산책 가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한다.
나가면 바로 배 부분이고 다리랑 흙투성이가 될 텐데.. 그럼
씻겨야는데 귀찮은 마음에
간식하고 나가고 싶다는 마음하고 맞교환을 했다.
한 번으로 안된다 해서 한 번 더 물려주니 그 떼서야 조용해지는 멍뭉..
어두워질 때까지 비가 내리면 나갈 생각을 안 하는데 이렇게 중간에
비가 그치면 멍뭉이는 당연한 듯 나가려 한다.
바깥 배변이 길들여 있는 까닭이겠지.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어제 가져다 심은 모종들은 자리를 잘 잡을 것 같다.
이 시간 창밖에는 바람이 부는 모양이다.
가로등 아래 나뭇잎들의 움직임이 제법 크다.
5월이 시작된 지도 제법 되었는데 이제 그만 춥다는 느낌은
안 느끼고 살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내 아들이 성숙해지는 단계인가 봅니다.
조금만 아파하고 많이 성숙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면접관에게도 내 아이의 진면모가 잘 들여다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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