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가고 있다.
낮에 뜨겁던 태양은 여름인데 그늘은 봄이었다.
저녁 먹고 맞이한 밤공기는 그냥 봄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덥네
갱년기 몸 탓인지 날씨 탓인지 모르겠는데
답답한 더위가 느껴진다.
살아간다는 건....줄을 잘 타는 것일까?
줄 타는 것 같은 불안한 일상인 것은 아니지만
뭔가.... 경계선이 모호한 도로를 걷는 기분이랄까?
그럴 때가 있다.
그냥 가볍게 만나면 좋고
편안한 사이인데 딱 거기까지라는 거가 함정이라면 함정이지..
함께 부대끼며 살아 온 세월이 있어.
너무 잘 알아서... 조심스러운.. 뭐 그런..
관계란 참 쉽지 않은 듯하다.
내 꽃밭에 오솔길처럼..
그 오솔길은 남편 말대로 나만 걸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조금 더 넓히는 것이 어떻겠느냐 했지만
나는 좋다. 멍뭉이랑 나만 걸으면 되지 뭘 더..
길이 넓어지면 그만큼 꽃들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그 작은 오솔길이 내게도 아직은 익숙지 않아서
가끔은 비틀 거림이 필요하다.
오로지 문제없이 걷는 것은 멍뭉이뿐..
내 꽃밭에 작은 길에 익숙해지듯
관계도 익숙해지면 그만큼 편안해지면 좋겠는데
다 그런 게 아니라는 게 아이러니다.
오늘 밤은 바람이 보이지 않네
가로등 불 아래 나뭇잎이 꼼짝을 안 해.. 이 답답함은
멈춰있는 공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시원한 캔맥 하나 마셨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렇지만 맥주 마신 지가 언제 적 일인지 기억도 없다.
그래.. 그거 마셔서 뭐 하자고.. 싶은..
텃밭에 심었던 얼갈이를 뽑았다.
아직 조금 더 키우고 싶었지만
달팽이가 다 먹는다고 걱정이 늘어지는 남편의
잔소리를 더는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뽑아놓고 보니
제법 된다.
씻어 삶아 된장국 끓여 먹을까 하다가..
지금 철에야 된장국 끓여 먹을거리는 천지구나 싶어서
건고추 갈아놓고 버무렸다.
내가 텃밭에 농사지은 고추인데 왜 그리 맵기만 하던지..
속이 다 쓰리더라는..
남편이 간을 봤으니 짜내 싱겁네 말은 안 하겠지.
어쨌건 맛있었으면 하는 바람..ㅎ.ㅎ.ㅎ.
맏며느리 몇십 년인데 아직도 김치 맛을 장담을 못하다니..
이런 경우고 있다 싶다.
내일은 더 여름다워지려나...
여름.. 어차피 오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기는 한데 뭔가.. 쫌 너무 더울까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그래도 여름을 지나야 내 좋아하는 가을을 맞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여름 두렵지 않아!!
내 아이가 원하고 바라는 직장인이 되어
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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