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나는 머리가 나쁜거 맞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보면..
저녁을 차리면서
작년 가을에 된장에 박아놓은 고추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전까지 먹던게 바닥을 들어 내기도 했지만
관심 밖으로 밀려난건..
내 시선에서 벗어나는 곳에 있었기 때문이겠지.
맛이 잘 들었는지 하나 살짝 깨물어 봤다.
모르겠다.
맛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다시 한입 깨물었다.
된장이 적당히 스며든것 같기도 하고
맹맹한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한입 떠 베어 먹었다.
뭐 먹을만 하네..근데 좀 맵다.
그러곤..
간장 부어 놓을걸 하나 꺼내 먹었다.
역시 늘 하던대로 간장 부어 놓은것이 맛나다니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나머지를 꼴딱 삼켰는데
입안이 얼얼...
밥 한숟가락 먹었다.
괜찮겠지....
아...속아퍼...
밥솥 뚜껑을 열어놓고 연거푸 두세 숟가락을 먹었다.
그래도 아프다..
쪼그리고 앉아 뭘 먹어야 속이 좀 가라 앉을까...
우유를 한잔 마셔볼까..아니야 소화가 잘 안되잖어.
물 좀 먹어볼까....
미식 거리기까지 하는 속을 끌어 안고 끙끙거리다가
남편이 먹던 속쓰림 약을 생각해 내고
서둘러 먹었다.
그리고...한참...
좀 가라 앉으라고 밥도 좀 먹고, 반찬도 계란찜으로
듬뿍 듬뿍 먹었는데도 아직도 속이 얼얼 하다.
몇년전인가.
그때도 오늘처럼 고추 장아찌 맛본다고
속이 뒤집혀서 다 넘기고도 고생한적 있었는데..
역시 내 머릿속엔 지우개 하나 왕만한거 있는게
분명하다.
잊지 말아야지.
많이 매운건 절대로 삼키지 말자 말자.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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