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뾰루퉁 퉁퉁

그냥. . 2010. 3. 6. 17:03

 

오늘도 비는 내리고....

봄볕으로 뽀송 뽀송 빨래가 마르길 바라며

베란다에 내어 놓았던 건조대를 거실로

들여 놨다.

뽀송뽀송은 고사하고...

몇날 며칠을 날이 꾸리꾸리 하니 넘쳐나는 빨래에

햇살보다는 거실 온기에 부탁하는 것이

나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뽀루퉁 퉁퉁....

농협에 가서 현금을 인출해서..

약국에 가서 약을 사고..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다.

00마트 앞으로 와라. 엄마가 갈께~

토요일이라 어지간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들어오는데..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얄밉지만 어쩌겠어. 한그릇 밥은 먹여야지 싶은 마음에

무거운 발걸음 옮기는 수밖에...

단골 순대국집에 가서 순대국 3인분을 사들고

아이들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 왔다.

'약 드셔. 토요일이라고 차가 얼마나 막히는지..

속 많이 쓰리면 그거 물약 두개 먹으래. 그리고 밥 먹어야지.'

'콩나물 사왔냐?'

'콩나물은 무슨~ 아침에 끓여놓은 미역국 있응게

그거랑 먹어야지.'

밥상을 봐 놓고....

남편을 부르니 헤헤헤 웃으며 온다.

'역쉬 마누라 밖에 없당게.'

'웃기지 마. 여기서 끝이여.'

뽀루퉁 퉁퉁 한마디 날리고

삐이잉 둘러 앉아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드디어.

우리집 남자가..

이젠 믿어도 되겠구나...싶었는디

한잔 꺾으셨다.

그렇게 끊은게 아니라 하더니..

간만에 들어간 알콜에 정신을 못차리는 모양새가

얄밉기도. 안쓰럽기도..

'그래 한번에 화악 끊어버리면 사람이 너무 인간미가

없잖어. 저렇게 고생했으니 조심 하겠지.'

싶음서도 울화통이 한번씩 불쑥 불쑥 솟아 난다.

내가 너무 기대 했나벼.

몇십년 마눌보다 더 가까이 지낸 술을

그렇게 한번에 싹뚝 !

그건 좀 심하지~

그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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