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너무 써.

그냥. . 2010. 4. 4. 17:22

요즘 한참 홈쇼핑에서 방송하는 '오쿠'? 맞나.

암튼 울엄마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올케에게

돈 보냈으니 사서 보내라 하셨다는거야.

'왜? 무ㅓ하게'

물었더니 캐가고 난 인삼밭에서 주워온 인삼을 홍삼 만들어

자식들에게 주고 싶었다는거지.

그전에

남동생이 몸에 좋다고 홍삼액기스? 그 있잖어. 홍삼이 젤리처럼

진하게 생겨서 병에 들어 있는거.

그걸 큰돈을 주고 사다 드렸나봐.

동생이 먹고 괜찮드라며 엄마도 드시라 했던거지.

근데 그 가격이 만만찮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모양이야.

엄마는..무슨 그렇게 비싼것을 사서 보냈냐고, 쬐끄만한 병 두개에

40만원가까이 한다나 어쩐다나..하시면서

아들이나 먹었으면 하는 눈치였어.

그러다 온동네를 둘러싸고 있는 인삼밭들에서 인삼을 캐기 시작했고,

동네 어르신들이 몰려 다니며 미쳐 캐가지 못한 인삼들을

주워 오셨던거지.

이미 그동네엔 그 홍삼기? 그것을 유행처럼 들여놓기 시작했고,

울엄마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으셨던거지.

지난번에 갔을때 홍삼 내려 놓은거라며, 물 한방울도 안들어 간거라며

마시라고 주시는데 흐미.....얼마나 쓰던지.

오만상을 다 쓰면서 언니랑 동생이랑 올케랑 나랑

오만상을 쓰며 마셨다는거지.

새로 장만한 물병에 똑같이 나눠주시면서 자알 먹으라고...

엄마 드시라 했더니 엄만 또 주워다 만들면 된다고..

근데말야.

이것이 얼마나 얼마나 쓴지..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이라는 거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엇저녁 울엄마 묻더라구~

'홍삼 먹냐?'

'어? 어.'

통화 끝내고 바로~ 찻스푼으로 한스푼 떠서 컵에 넣고

물을 좀 많이 넣고, 설탕을 좀 넣으면 들 쓰겠지 하고

넘실 넘실 컵밖으로 넘칠랑 말랑하게 따듯한 물을 붓고

설탕도 넣어 한모금 꼴깍 했는데 ㅠ.ㅠ

쓴맛은 그대로고~ 양만 많아진 꼴......

꼴깍 꼴깍 꼴깍...

서둘러 마시는게 상책이라 싶어 마시는데

홈쇼핑 쇼 호스트들 생각이 나드라구.

그들도 이렇게 쓸텐데...얼굴하나 안 찌뿌리고, 웃으며

꼴깍 할수 있는건....뭘까?

돈? ㅎ

팔아야 하니까? ㅎㅎ

아님 가짜? ㅎㅎㅎ

암튼 대단하단 생각 했어.

무자게 쓴 엄마가 만들어준 홍삼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머릿속에 지우개  (0) 2010.04.04
일요일 오후.  (0) 2010.04.04
어느 가을날~  (0) 2010.04.03
햇살 예찬  (0) 2010.04.03
토요일 한낮..  (0) 2010.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