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하늘은 흐리고 비가 오다 말다 했어.
성질급한 바람은 벌써 가을을 지나쳐 더 깊은 계절속으로
달려가는듯 하고
달리기에 소질없는 나는 뜀박질이 최고인 바람을 당해내느라
하루종일 힘들었어.
춥다.
이제..
춥다는 말을 해도 되겠지.
추워.
어느새 추위는 내 뼈속 깊숙히 찾아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있어.
오늘은 있지..
뜬금없는 생각이고 말도 안되는 소리겠지만
저 하늘은 비가 아니고 눈이여도 어울릴것 같다...싶었어.
잘 지내지?
언제 이렇게 글을 써봤는지 모르겠다.
넌 항상 거기 그렇게 있고 내가 손 흔들면 반갑게 너도 손흔들어 주겠지만
잊혀진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사실..
잊는다는건...
억지로 되는게 아니잖어.
물론 기억하는 일도 어거지로 되는 일은 아니지.
바람이 차다.
감기 조심해.
난 널 보면..
왤까...텅빈 가을들판에 우뚝 선 허수아비가 생각나곤 했어.
너의 웃는 모습보다는
너가 외로워 보이던 모습이 내 가슴 깊숙히 새겨져 있기 때문 아닌가...싶다.
어젯밤 꿈엔 너를 봤어.
정말이지 오랫만이였어.
우리 언제 보고 안봤더라.
곰곰 생각해봐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아
하나둘 열손가락 다 접어봐도 발가락까지 접어야 할 모양이야.
네가 가끔은 보고 싶다.
외롭다는것이 뭔지..
우울함이 뭔지를 이 작은 몸뚱이로 절절히 절감하고 있을즈음
손내밀어 준 니가 오늘은 무척이나 보고 싶다.
친구야~
꿈속에서 넌 참 편안해 보이더라.
바람 좋은 어느날 어느 하늘 아래 어느 벤취에서 앉아 자판기 커피 마시며
웃는 너를 웃는 내가 웃는 얼굴로 보고 싶다.....
그 모습 그대로 언제 꼭 한번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