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어쩌다보니 점심이 늦어졌다.

그냥. . 2010. 10. 12. 19:50

어쩌다보니 내 점심이 늦어졌다.

늦어진만큼 허겁지겁 엄마표 김치에 밥을 먹었다.

나이먹을수록 밥심으로 산다는 말..

맞다.

뱃속이 든든해지고나니 커피생각..

커피 들고 앉았으니..블로그 생각..

그렇게 잠깐 컴앞에 앉아 두리번 거리다가

빵빵~ 거리며 나를 부르는 남편의 차 소리에

빛의 속도로 움직여 나갔다...

나가면서..'두렁이 밥 줘야는데..나만 먹었네..미안~ 이따가 일찍 와서

많이 줄께' 바쁜걸음을 옮기며 바라보니 뭐 이뿌다고

꽁지가 빠져라 흔들어 댄다. 내 폼만 보고도 저 밥주러 오는지 나가는 길인지 알면서도 말이다.

저녁..

늦었다.

피곤이 세상에 어둠이 내리는 속도로 밀려들고....

저녁밥상 차리는데 정신 없어 두렁이 밥은 잊지 않았지만..잠시 미뤄야 했다.

조기 굽고, 낮에 먹다 남은 국 데우고, 더덕무쳐내 밥상 차려

어머니와 남편 드시라 하고..

난 늦은 점심을 든든히 먹을 탓에 입맛 없어 다음으로 미루고....

개수대에 빈그릇 옮겨 담으면서

밥솥에 뜨끈뜨끈 김 오르는 밥에 조기 먹다 남은 뼈다귀들 그리고 잔반들얼 섞어

물한그릇 들고 마당으로 나가니

흐미..얼마나 배고팠으면...끙끙거리며 팔딱팔딱이 하늘에 쿵 하고 머리를 찧을 기세다.

'두렁아~ 배고팠지. 미안하다. 어서 먹어. 그만 뛰고 어서 밥 먹어.'

하는데도 두렁이는 내가 아직 거기 서 있으니 그냥 마냥 뛰기만 한다..배고플텐데..

'어서 먹어. 많이 먹어어~' 하면서 등돌리고 돌아 들어오다 보니 그때사 먹고 있다.

밥도 제대로 안주는 주인 뭐가 저리 좋다고 저렇게 좋아라 할까...

사람 같으면 벌써 삐져서 시큰둥 팅팅 왕짜증만 버럭 낼텐데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잊을게 따로 있지...아침,저녁으로 주는 밥을 오늘은 아침에도 까먹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도 한참이나 늦어서 줬으니......

두렁이 이뿌다 이뿌다 말만 말고 먹이는거나 잘 먹어야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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